일주일새 평균 0.09% 올라… 서울 상승률의 3배 웃돌아
전문가 “정부 추가 규제 예고… 투자 목적 매수 자제해야”
8·2 부동산 대책 이후 1기 신도시가 수혜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과천·서울에서 은행 돈을 빌려 집을 사는 게 예전만큼 쉽지 않게 되면서 인근 지역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는 모양새다. 분당·평촌 등 아파트값 상승폭은 이미 서울 수준을 넘어섰다.
24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8·2 부동산 대책 여파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주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집값은 한 주간 0.09%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집값 상승률(0.03%)을 세 배 웃도는 수준이다.
1990년대 초반 입주해 ‘오래된’ 신도시로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 상승률이 뒤처졌던 1기 신도시의 이 같은 집값 강세는 정부가 8·2 대책을 통해 과천·서울 주택시장을 옥죈 데 따른 풍선효과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8·2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과천·서울에서는 대출 한도가 주택 담보 대비 기존 최대 60%에서 40%까지 줄면서 실수요자들도 내 집 마련을 위해 은행 돈을 많이 빌리기가 어려워졌다.
이처럼 과천과 서울로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자 기반시설도 잘 갖춰졌지만, 규제에서는 비켜나 있는 인근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눈을 돌리면서 수도권 1기 신도시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1기 신도시는 서울 도심 내 20㎞ 이내에 자리하고 있어 입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1기 신도시 가운데서도 집값 상승률이 두드러지는 곳은 분당이다. 분당신도시 아파트값은 지난 한 주 새 서울의 5배를 웃도는 0.16% 상승했다. 지난달 7억 5천만 원에 거래됐던 분당 이매동 선경아파트 전용 83㎡형은 대책 이후에도 5천만 원 오르며 8억 원 선을 호가하고 있다.
학군이 좋은 평촌도 한 주새 집값이 0.0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매맷값이 높지 않은 데다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강남권에 직장을 둔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실거주 매입 문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비산동 샛별한양6차 전용 49㎡형은 지난달 2억 9천5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호가가 3억 2천만 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정부가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에는 즉각 추가 규제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 만큼 전문가들은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추가 규제를 예고한 만큼 1기 신도시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 투기과열지구 또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며 “단기 투자 목적으로 매수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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