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원청, 매매대금 완납했지만 10년 넘게 소유권 이전 절차 미뤄
광주지역 과밀ㆍ과대 학군인 오포읍 신현ㆍ능평리 교육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가칭 ‘신현초등학교’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학교부지 소유권을 갖고 있는 종중이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소유권 이전절차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광주하남교육지원청과 주민 등에 따르면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일대에서 아파트 건립을 추진 중인 8개 건설사는 지난 2004년 초교 설립을 목적으로 사업부지 내 종중 소유 부지 매입에 착수, 지난 2006년 계약 이후 토지매매대금을 완납, 소유권 이전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
그러나 계약 이후 1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토지 소유권 이전이 지연되면서 학교 설립이 표류하고 있다. 종중 간 내부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번져, 종중의 중요 업무를 처리해야 할 대표가 공석이 되면서 이전이 지연되고 있다. 종중 대표 선출을 위해 선임된 법정대리인은 최근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 새 대리인이 선임됐지만, 절차 진행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포읍 신현ㆍ능평리는 과밀ㆍ과대 학급 지역으로 초교 신설이 시급하다. 지역에 유일한 초등학교인 광명초교는 적정 학급수인 36~42학급을 넘어 44학급에 이르며 급당 학생 수도 30명을 넘긴 지 오래다.
특히, 신규 아파트 입주가 예정된 오는 2019년 예상 증가 학생 수는 516명으로 광명초교에만 2천여 명이 예고된다. 지난 2015년 4만4천627명이던 인구는 올해 5만324명으로 증가했고, 학령인구 역시 지난 2015년 대비 27% 늘었다.
이에 주민 4천여 명은 지난해 말 신현초교 조성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종중 내부 갈등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재판부에 제출했고, 사업자들도 지난해 종중을 상대로 소유권 조정 신청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 18일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 광주ㆍ하남교육지원청도 사업 이행 조건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광주시에 신현1지구에 대해 공사 중지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A씨는 “해당 종중은 사안의 심각성과 중요성 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부지매매 대금이 다 넘어간 상황에서 내부 갈등을 이유로 소유권 이전이 안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공사 중지로 인한 학교 설립 지연에 따른 모든 피해 보상은 종중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종중 관계자는 “소유권 이전을 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종중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종중 이미지가 실추되는 게 아닌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교육청으로부터 요청이 있었던 건 맞지만, 공사 중지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해당 업체들을 상대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신현초교 설립은 숙원사업이다. 애초 예상한 오는 2019년 3월 개교가 어렵다면 대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종중 일로 지역에 반드시 필요한 학교 설립이 지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한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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