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는 28일 “가축의 질병이 더 이상 가축만의 질병으로 끝나지 않고, 인류의 건강을 직격하는 시대가 됐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7 인천 세계수의사대회’ 개회식 축사에서 “유럽에서 시작된 살충제 달걀 사태가 한국에서도 생겼다. 역시 유럽에서 시작된 간염 소시지 파동도 이곳 한국에까지 파급됐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인류가 더 이상 지역이나 국경으로 나뉘어 있지 않고, 지구촌이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 함께 사는 운명 공동체가 됐다”며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에서 발생한 식품 파동이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세계의 수의사 여러분이 해마다 한자리에 모여 지혜를 나누시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한국 정부는 인간과 동물과 환경의 건강을 위한 중장기적 정책을 만들어 실행해 가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인류보건의 증진, 동물질병의 퇴치, 건강한 환경의 보전을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종전염병의 4분의 3이 인수공통전염병이라고 한다. 인간들은 AI(조류독감), 메르스, 에볼라의 출현을 보면서 새와 낙타와 박쥐를 다시 보게 됐다”며 “전염병 정복을 확신했던 인간들은 신출귀몰하는 신종 변종 바이러스와 끝을 모르는 경쟁을 벌이게 됐다”고 우려했다.
또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살기 시작한 이래 수만 년 동안 인류는 기아와 질병과 전쟁이라는 세 가지 공포와 싸워 왔다. 이 세 가지 공포는 이제 관리와 통제의 범위 안으로 거의 들어왔다”며 “그 가운데 하나인 질병도 중세의 페스트처럼 인류를 광범하게 궤멸시키는 사태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아울러 “이번 대회는 수의학의 비전과 사회적 역할을 담은 ‘Vet Vision 2050(수의학 비전 2050)’ 이른바 ‘인천선언’을 채택한다고 들었다”며 “이는 1948년 의사들이 윤리선언으로 발표한 ‘제네바 선언’에 비견되는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회는 1863년 독일에서 시작된 학술행사로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는 1995년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했다. 인천시와 대한수의사회는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세계수의사총회에서 태국 방콕과 경쟁 끝에 행사를 유치했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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