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야구와는 다른 티볼의 매력에 푹빠졌어요.”
수원 신풍초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이면 오전 8시부터 아이들이 운동장에 모여 분주하다. 9시 수업전까지 힘껏 방망이를 휘두르던 아이들은 오전 수업을 받은 이후 점심시간에 모여 또다시 신나게 치고 달린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티볼에 푹빠진 신풍초만의 진풍경이다.
지난 28일 오후 수원 영통구 소재 신풍초에서 만난 김재윤(47) 교사는 개학 첫 날부터 티볼부의 훈련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는 기자에게 티볼이 야구와 다른 점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사는 “티볼은 야구와 소프트볼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최근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야구와 달리 투수가 없고, 타자 10명이 전원 타격을 한다. 또한 딱딱한 경식구, 나무 배트 대신에 우레탄볼과 플라스틱 배트를 사용해 보다 안전한 스포츠”라고 밝혔다.
120년 전통의 신풍초는 지난 2013년 광교로 이전한 이후 운동부가 따로 없었으나 2014년 3월 티볼부를 만들었다. 앞서 수원 동신초(2011년)와 오산초(2012년)에서 성공적으로 티볼부를 정착시켰던 김 교사는 신풍초에서도 아이들에게 티볼을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그는 “다른 종목들도 가르쳐봤으나 티볼만큼 아이들이 즐거워하지 않았다”라며 “우리팀의 구호가 바로 ‘치고, 달리고, 던지고, 받고, 즐기자’인데 구호처럼 아이들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참여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아이들의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오전 수업전과 점심시간, 토요일 등 수업시간 외의 시간을 주로 활용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최근 티볼부의 실력이 급상승했다.
3학년 1명, 5학년 10명, 6학년 15명 등 총 26명으로 구성된 신풍초 티볼부는 전국 24개팀이 참가한 지난 6월 강진청자배 티볼대회 결승전에서 동신초에 8대4, 3회 콜드게임승을 거두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9일부터 4일간 우승팀 자격으로 초청된 제8회 아시아 티볼교류대회에서도 일본의 오이즈미쿠라즈팀과 신도코라자와팀을 제치고 D조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 교사는 “티볼의 진짜 매력은 이닝마다 전원이 타격을 하고 점수 외에 잔루가 인정되면서 잘하는 한 두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 전원의 노력이 다 인정된다는 점”이라며 “아이들 모두가 하나된 팀으로 다치지 않고 신나게 뛰어 놀 수 있게끔 지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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