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비’ 일용직 인부 잔인한 ‘8월’

[현장&] 인력시장 “장마철도 아니고…” 한숨

최근 인천지역에 비 오는 날이 잦아지면서 이 지역 일용직 근로자들이 울상이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8월 들어 이날 현재까지 인천지역에서 비가 왔던 날은 총 17일에 이른다.

 

이틀에 하루 이상 꼴로 비가 온 셈이다.

특히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연속 5일 동안 비가 온 것을 포함해, 이달 들어 3일 이상 비가 왔던 적이 3차례나 됐다.

 

비 오는 날이 잦아지면서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는 일용직 근로자들도 하루 벌이를 하지 못하고 공치는 날이 많아 생계에 지장을 겪고 있다.

 

인천부평구 동암역 인근에 있는 ‘팔도인력’ 관계자는 “건설현장에서 하는 일이란 게 실내 일도 있지만, 실외에서 하는 경우도 많아 비가 오면 허탕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7월과 8월에는 근로자들이 새벽에 인력사무소로 나왔다가 되돌아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현장을 배정받고 일을 나갔더라도, 중간에 비가 오면 그 시간만큼만 돈을 받고 되돌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최근 1달 동안 10일밖에 일을 하지 못했다는 일용직 근로자 A씨(58)는 “비가 많이 오더라도 인력사무소에서 실내현장으로 배정을 해주면 일을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 마저도 모든 사람들한테 다 돌아가기는 어려워 일용직 근로자들끼리도 서로 간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붙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용직 근로자들이 평상시에는 오전 5시30분까지만 인력사무소로 나오면 되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실내 일을 배정받기 위해 시간을 더 앞당겨 나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근로자들의 일이 줄어드는 통에 일당의 10%를 수수료로 받는 대부분의 직업소개소들도 최근 2달 동안은 수입에 타격을 받고 있다.

 

남동구 구월동에서 인력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인 인력’ 관계자도 “빗방울이 조금만 굵어져도 실외에서 하는 일은 차질이 생긴다”며 “건설현장 성격이 조금씩 달라 비가 오면 우비를 쓰고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취소되기 일쑤여서 직업소개소도 7∼8월이 가장 힘든 시기”라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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