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불법금융 파파라치’ 포상…연예인·홈쇼핑도 내세워
‘위장취업자’의 제보를 통해 수천억 원을 불법으로 끌어모은 유사수신 업체가 적발됐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 씨는 ‘○○○ 홀딩스’라는 회사의 투자 권유를 받았다. 회사 대표는 전직 펀드매니저로 선물·옵션에 투자하면서 원금을 보장하고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유혹했다.
A 씨는 유사수신이라고 직감하고 금감원에 신고하기 위해 회사에 위장 취업했다. 그는 증거 자료를 모아 지난 5월 금감원에 신고했고, 회사 대표 등은 금감원의 의뢰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수신 규모는 지금까지 파악된 것만 수천억 원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문사라고 내세운 다른 유사수신 업체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원금은 물론 연 12∼72%의 수익을 보장한다고 자금을 모았다. 원단 구매부터 의류 생산, 판매, 택배까지 운영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투자를 유도한 업체도 있었다. 실제로 홈쇼핑 채널에 의류 상품을 보이기도 했다.
사회공헌을 하며 투자 수익도 챙길 수 있다는 장학 재단도 알고보니 유사수신업체였다. 역시 제보자의 신고로 적발됐다. 이 업체는 계(契)처럼 먼저 투자한 사람이 먼저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유혹했지만 실제로는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자금으로 원리금을 주는 돌려막기였다.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에만 유사수신 혐의 업체 75곳을 수사 의뢰했다. 금감원은 이날 유사수신 등 불법금융 실태를 신고한 제보자 15명에게 ‘불법금융파파라치’ 포상금 5천만 원을 전달했다. 포상금은 200만∼1천만 원선이다. 위장취업을 하며 제보를 한 A 씨는 최우수상(1천만 원)을 받았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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