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교, 범죄로부터 안전한가

그 어느 곳보다도 안전이 보장되어 있어야 할 학교가 범죄에 노출돼 있다. 한 외국인이 학교에 버젓이 들어와 숨어 있다가 출근하는 여교사를 공격했다. CCTV는 무용지물이었고 사태수습은 동료 교사들의 몫이었다. 학교는 출입통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학교 정문을 통해 외국인이 들어오는 모습이 CCTV에 생생하게 중계되고 있어도 제지당하거나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학교 안전이 속수무책이다. 그야말로 학교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지역 한 중학교에서 지난 22일 출근하던 여교사가 교내 주차장 자신의 차 안에서 괴한에 피습됐다. 차를 주차한 후 차에서 내리던 순간 괴한으로부터 차 안으로 끌려 들어가 공격을 받았다. 다행히 출근하던 동료 교사가 이 외국인을 제압하고 경찰에 신고해 가까스로 사태가 수습됐다. 이 교사는 학교 내에서 출근길에 괴한으로부터 피습을 당하고 신변의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학교 측이 여교사를 보호한다는 이유를 들어 관할 교육지원청에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학교를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안전대책을 마련하고자 노력했다기보다는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사건이 발생한 학교에는 교사들이 번갈아가며 교문 주변에서 학생들의 등하교를 지도하고 배움터 지킴이 1명이 점심시간과 하교 시간에만 순찰하는 데 그쳐 범죄에 노출됐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취재결과 드러났다.

각급 학교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CCTV를 확인하고 상황에 따라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전담요원이 배치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학교주변을 수시로 돌며 순찰활동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확보되었거나 정문을 출입하는 외부인사들을 일일이 통제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학교가 범죄로부터 노출되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에는 교사들만 있는 것도 아니다. 등하굣길의 수많은 학생들도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교사들에게 수시로 학교 주변을 감시하거나 정문에서 출입자들을 통제토록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특히 요즘은 학교를 외부인들에게 공개하는 추세여서 혹 있을지도 모를 범죄로부터 학교를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결국, 해결의 실마리는 인력 확보와 예산일 수밖에 없다. 교사와 학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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