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장안공원서 연막수류탄 발견

軍 당국 “뇌관 살아있어 폭발 가능성”
경찰 출처 확인 등 대처 소홀 도마 위

하루 수천여 명의 시민이 오가는 수원의 한 공원 인근에서 뇌관이 살아있는 연막 수류탄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뇌관이 살아있다는 것은 폭발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 부대에 해당 수류탄을 인계한 경찰이 정확한 출처도 확인하지 않으면서 자칫 추가로 발견될 수 있는 군무기에 주민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1일 군 당국과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4일 밤 10시께 방범기동순찰대로부터 “연막 수류탄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접수받았다. 경찰은 곧바로 해당 수류탄을 인계 받은 뒤 2시간이 지난 밤 12시 인접 군 부대에 전달했다. 그러나 군 조사 과정에서 이 수류탄의 뇌관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의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방범기동순찰대는 경찰에 신고하기 6시간 전인 24일 오후 3시께 신원불상의 남성으로부터 연막 수류탄을 전달받았다. 이에 방범기동순찰대 관계자는 “연막 수류탄은 경찰에 신고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남성은 당시 “장안공원 인근에서 이것(연막 수류탄)을 주웠다”며 그대로 자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방범기동순찰대는 6시간 뒤에야 경찰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일반 수류탄이 아닌데다 많은 경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뇌관이 살아있는 연막 수류탄의 정확한 출처 등을 확인하지 않아 대처에 헛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통상 일반 수류탄 등 군무기가 발견되면 경찰에서 출처 등에 대해 수사에 나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군 당국은 연막 수류탄이라도 뇌관이 살아있는 등 작지만 폭발력이 있어 시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군 당국 관계자는 “연막 수류탄이 도심에서 발견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폭발력이 있기 때문에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신원 특정이 어렵고, 수류탄이 아닌 연막 수류탄이라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라며 “수사력만 낭비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민훈 ·수습 김승수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