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감지돼 핵실험이 맞다면 그동안 북한이 실시한 핵실험 중 폭발위력이 최대규모다.
북한이 이번에 주장한 수소폭탄은 쉽게 말해 원자폭탄(Atomic Bomb)보다 한 수 위인 폭탄을 말한다. 인류 최강의 병기로 아직 실전에 한 번도 쓰인 적이 없다. 그만큼 위력이 클 뿐만 아니라 만들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수소폭탄은 기술적으로 훨씬 구식인 원자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응축시켜 ‘핵분열’을 일으키는 것이 골자다. 우라늄ㆍ플루토늄 내 핵이 연쇄적으로 마구 쪼개지면서 생기는 엄청난 에너지를 이용해 수천∼수만도의 고온과 충격파를 만드는 것이다. 원자탄은 지금껏 실전에 단 두 번에 쓰였다. 2차 대전 막바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탄이 바로 그 예다.
수소탄은 원자탄보다 원리가 복잡하다. 수소탄에는 기폭장치로 원자탄이 들어간다. 이 원자탄이 터지며 폭탄 내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수소탄의 ‘수소’ 명칭은 이때 쓰이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수소의 동위원소이기 때문에 붙었다.
사거리 5천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인 ICBM은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섭씨 6천-7천도의 고열과 고압의 상황을 견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진입체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 핵융합 반응은 에너지가 매우 큰 고속 중성자를 만들고 이어 고속 중성자는 폭탄에 들어간 우라늄 238의 핵분열을 촉발시키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만들어낸다. 수소탄은 1950년대 처음 개발됐지만 지금껏 실제 전쟁에서 쓰인 경우는 아직 없다.
지금껏 수소탄을 무기로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5곳에 불과했다. 이 밖에 수소탄 실험을 시도했거나 무기 보유가 의심되는 국가로는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이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온전한 수소탄까지는 만들지 못했고 전 단계의 무기인 ‘증폭 핵분열탄’만 실험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청와대는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레드라인까지도 아직 이르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실험이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오늘 ‘완성단계 진입을 위해서’라고 얘기를 계속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아직 ICBM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는 데까지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따라서 ICBM의 완성시점도 2018년 말까지로 추산하고 있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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