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장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핵실험에 따른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발생하면서 이곳에서 멀지 않은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인공지진을 일으킨 핵실험의 위력은 지난번보다 훨씬 커졌다. 2013년 4차 핵실험의 11배, 5차 핵실험의 5~6배에 달한다. 정부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을 핵실험으로 가정하면 폭발 위력이 50kt가량 된다고 추측했다.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이후에는 풍계리 일대에서 규모 5.0의 인공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백두산의 화산 활동을 자극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은 그간 꾸준히 제기됐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백두산의 거리는 115~130㎞로, 규모 5.7의 지진이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거리다.
지진은 화산 분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진파가 화산 속 마그마방 내 응력(압력) 변화를 유도하고, 이에 따라 마그마 상승을 유발하는 기포가 형성되면서 화산의 분화를 촉진하게 된다.
CNN에 따르면 미국 국방연구소 랜드연구소는 지난 5월 “북한에서 더 큰 규모의 핵실험이 단행된다면 중국과 북한 사람 수천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분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두산 화산 분출의 직접적 영향권인 반경 100㎞ 이내에는 16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지난해에는 화산 내부에 부분적 용융상태인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북한·영국·중국·미국 과학자로 이뤄진 국제공동연구팀이 백두산 천지 인근 60㎞ 안에 광대역 지진계를 설치해 1년간 지진파 자료를 분석해 얻어낸 결론이다. 핵실험으로 직접적 자극이 전해지면 백두산의 화산 활동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백두산의 마지막 화산 분출은 1903년 이뤄졌다. 2002~2005년에는 백두산에서 미세한 지진이 감지되기도 했다. 백두산 화산이 폭발한다면 여파는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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