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학습·학생자치활동 호응 연산·리코더 등 15분씩 6년간
‘디딤돌 학습 프로그램’도 자랑 부산·강원도서 잇단 벤치마킹
지난달 31일 오전 11시께 양평군 조현초등학교의 뒤편 화단에는 열댓 명의 학생들이 옹기종이 모여 있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학생들은 색연필을 하얀 도화지 위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 학교의 과학 수업에는 교과서가 아닌 색연필과 흰 종이가 필요하다. 이는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감성교육’이라는 조현초의 교육철학이 있기에 가능한 풍경이다.
지난 2009년 9월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로 지정된 조현초는 현재 ‘성공적인 혁신학교’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닌다. 특히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조현초는 다른 학교와 달리 교장실이 학교 건물과 분리돼 있다. 9.9㎡ 남짓한 조그마한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최영식 교장은 지난 2013년 부족한 교실을 마련하고자 학생들에게 학교 내 교장실을 양보했다.
최 교장은 “2008년에는 100명(6학급) 정도였다가 혁신학교 지정 후 학생 수가 최근 300명(14학급)으로 늘어났다”며 “전교생 80% 이상이 전학 온 아이들이고, 원주민이 실제로 50명 정도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지역에서 학생 수가 이 정도로 늘어난 학교는 조현초가 유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학교 우수모델로 평가받는 조현초는 부산과 경상도, 강원도 등에서 ‘벤치마킹’을 위한 교육계의 방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같이 조현초가 탄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계기는 ‘학교교육과정의 특성화’ 덕분이다.
특히 입학과 동시에 이뤄지는 ‘디딤돌 학습’은 이 학교의 큰 자랑거리다. 하루에 15분씩 6년간 꾸준히 학습하는 디딤돌 학습은 연산과 읽기능력은 물론 줄넘기, 리코더 등 다양한 과목을 중학교 진학 전까지 깊이 있게 배우는 교육과정이다.
이밖에 조현초는 양평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생태학습, 학생자치 활동 등으로 학부모들은 물론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다.
5년째 조현초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오동진 교사는 “우리 아이들이 역동적이고 개성이 강한 모습을 볼 때 다그치기보다는 (우리 교사들은)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아이들이라면 좀 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좀 더 기다려주고 포용을 해주는 게 더 올바른 교육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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