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도 않고 외출해 저녁식사 격분 고교 태권도부 선배가 후배 집합 폭행
새벽 경찰 출동때 까지 학교서 난동 학교측 관련자 전원 조사 학폭위 예정
최근 부산에서 후배 여중생을 집단 폭행해 피투성이로 만든 사건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인천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다.
5일 인천서부경찰서와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께 A고등학교 태권도부 선후배 여학생 11명 사이에 폭행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폭행 사건은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 4명이 2학년 여학생 7명에게 얼차려를 주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3일 밤 3학년 여학생 4명은 후배 여학생이 묵고 있는 기숙사 방을 찾아가 7명의 학생을 집합시켰다.
후배 여학생들을 집합시킨 이유는 이날 저녁식사 때문이었다. 외출하면서 아무런 보고나 연락 없이 외부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왔다는 게 집합 이유였다. 3학년 여학생들은 후배들을 도열시킨 뒤 뺨을 때리고, 엎드려 뻗쳐를 시켜 얼차려를 줬다.
선배들의 질책이 길어지자 후배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3학년 여학생 1명과 2학년 여학생 1명 사이 시비가 붙었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들의 싸움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학생 전원을 연행해 조사한 뒤 귀가 조치했다.
학교 측은 경찰로부터 사실을 통보받은 뒤 학교폭력위원회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얼차려를 받는 과정 중에 서로 시비가 붙은 것인지, 아니면 3학년 학생이 특정 여학생을 지목해 일방적으로 폭행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며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학교폭력위원회를 통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조사가 끝나는대로 자세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A고등학교 관계자는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부모님까지 불러 조사를 마친 뒤 서로 화해시킨 상태”라며 “아이들 생활기록부에 흔적이 남기 때문에 안타깝기는 하지만 원칙대로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학폭위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에 이어 전북 전주에서도 학교폭력을 당한 여중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위해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수됐으며, 10만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한 것은 물론 한 때 해당 청원으로 인해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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