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 살해만 한달 평균 4.5건
노부모 대상 범죄 해마다 증가
다 큰 자녀가 늙은 부모를 상대로 벌이는 ‘존속’ 대상의 패륜 범죄가 심각하다. 특히 노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여서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이재정 국회의원(비례대표·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후 존속을 대상으로 한 패륜범죄가 총 7천582건에 이르며 지난 2013년 1천141건에서 지난해 2천235건으로 2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가 지날수록 발생건수가 증가추세다. 특히 존속 살해만 한 달 평균 4.5건 발생하고 있다.
사법 당국은 늘고 있는 패륜 범죄를 놓고 은폐하거나 사건 처리에 소극적인 고지식한 가정 문화가 가정 파괴를 키우는 한편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고 하소연한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 학대는 미성년자에 대해 사회가 제대로 돌봐야 한다는 감시 기능이 강하다”며 “반면 노인 학대는 피해자들이 ‘내 자식인데…’라고 진술을 얼버무리거나 당하면서도 감내하는 등 문제 해결 의지가 약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시행된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대를 경험한 노인이 전체 노인의 9.9%(약 64만 명)로 추정된다. 실제 신고로 이어져 학대로 판정된 건수(3천532건)를 비교해 보면 학대 경험률 대비 0.6%만 도움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존속범죄가 늘어나는 원인에는 서양과 달리 자녀의 부모 독립 시기가 늦게 되면서 불화를 조정할 틈 없이 이를 키우고 곪게 만들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가 이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이어야 한다”며 “상담 기관을 늘리는 방식으로 가정 불화를 제대로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정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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