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번·77번 버스 무단으로 도로 점령 불법 주·정차 일삼아 정체·사고 야기
민원 잇따르지만 市 사실상 단속손놔 여객 “차고지 멀어, 위반근절 노력할 것”
10일 오전 10시께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광교마을 사거리. 운행을 마친 경남여객 55번 버스가 시동을 끈 채 2차선 도롯가에 주정차 돼 있다. 주정차 된 버스 바로 옆에 용인시가 내건 ‘주정차 무인단속 실시’ 현수막이 무색해 보였다.
버스가 불법 주정차 된 차로와 반대편 방향 차로 사이인 도로 중앙에 있는 안전지대 옆에도 55번 버스 1대가 불법 주정차돼 있었다. 이 차량이 운행을 위해 출발하자 다음 운행 순서인 버스가 다시 이 자리에 불법 주정차했다.
광교마을 사거리에서 광교~북수원 민자도로(개통예정)를 잇는 도로(동백 방향 유턴하는 도로) 방향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편도 3차선 도로 중 2차선으로 도로가 좁아지는 1차선 도로에는 55ㆍ77번 버스들이 도로를 무단으로 점령한 채 줄지어 불법 주정차 돼 있었다.
버스기사들은 더운 날씨 탓에 일제히 운전석 문을 열어 두고 다리를 운전대에 올린 뒤 잠을 청하고 있었다. 반대편 차로 도롯가를 비롯해 여기저기에서 경남여객 버스들의 불법 주정차 된 모습이 쉽게 목격됐다. 마치 이 일대가 경남여객 차고지인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운행을 마치고 오면 다음 운행할 때까지 약 20~30분 동안 이 일대에서 주정차 위반을 한 뒤 다시 운행을 나가는 방식이다. 버스들의 잇따른 불법 주정차로 광교마을 사거리 주변 일대는 교통흐름 방해 및 사고 유발 우려 등 각종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관할 용인시에도 시민들의 불편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시는 민원이 있을 때마다 주정차 단속 7만 원짜리 스티커를 끊는 데 그쳐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워낙 운행을 마치면 차고지에 들어갔다가 나와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출발지점에서 차고지가 멀어 지켜지지 않고 있다”라며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현장에 나가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여객 관계자는 “상현역 주변에 버스를 세울 때가 없어 불가피하게 주정차 위반을 하고 있다”라며 “노선 조정 등을 통해 주정차 위반을 근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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