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호초, 목공수업 정규과정 편성하고 지역주민 함께하는 수업ㆍ공간 마련해 눈길

수원의 한 초등학교가 목공수업을 정규과정으로 편성하는 동시에 주민 대상 목공교실을 여는 등 차별화된 교육 환경 조성 및 공동체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목된다.

 

주인공은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에 위치한 ‘서호초등학교’다.

이 학교가 자리 잡은 일대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터키의 참전군 중 1개 보병여단이 주둔하면서 군인들의 월급으로 전쟁고아를 보살피는 고아원을 완전히 철수한 1966년까지 운영하는 등 역사적으로 유의미한 지역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농업 중심 지역에 구도심 공동화 현상을 겪고 수원비행장에 따른 개발 제한으로 점차 낙후됐다.

 

거주 및 교육 환경이 나빠지면서, 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호초도 현재 총 12개 학급에 전교생 250여 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가 됐다.

 

이러한 가운데 4년여 전 부임한 이병준 교장의 진두지휘 아래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공동체 거점으로서의 탈바꿈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전교생과 주민이 함께 즐기는 목공교실이다. 서호초는 지난 2월 1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용하지 않았던 교실 하나를 목공제작실로 조성했다.

 

▲ 수원 서호초교 목공수업 오 170807 (4)
이후 목공수업을 정규과정으로 편성해 저학년은 1년 동안 8시간, 고학년은 16시간씩 운영한다. 경기도 내에서 목공수업을 정규과정으로 편성한 사례는 찾기 어려운 가운데, 교육 선진국으로 꼽히는 북유럽 국가 대부분이 초등학생 때부터 창의성과 독립성 등을 육성하는 목적으로 목공수업을 진행해 그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서호초 목공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방현민(초 5년)양은 “망치질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수업받으면서 무섭지 않고 나무와도 친해져 좋다”며 “집에 물건을 정리할 수 있는 선반을 만들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서호초의 목공수업을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목공수업과 전용 제작실을 주민에게 전격 개방했기 때문이다. 현재 부모와 자녀가 참여하는 ‘아빠는 목수쟁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나무가 주는 행복’, 방과후 교실로 운영 중인 ‘목공은 감성과학놀이 등을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 서호초 이병준 교장은 “교육 소외 지역으로 다양한 학습 공간이 부족한데다 주민들의 문화 공간도 찾기 어려운 마을”이라며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고 자연물을 만지는 목공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주민이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류설아기자 

사진=오승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