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동 중심 핵심사업 계획 겹치는데 협의조차 없어
신·구도시 이원화 가능성도… 市 “차후 맞춰 나갈 것”
인천 서북부권개발의 핵심인 루원시티 사업과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이 이원화돼 시설중복과 난개발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12일 시에 따르면 루원시티 개발은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 시행하는 사업으로 인천 서구 가정동 일대 93만3천916㎡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또 최근 시가 내놓은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계획 중 주변지역 개발계획에 담긴 가정생활권(9생활권)은 현재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가정중앙시장역을 중심으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 북카페거리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전통생활권을 만드는 사업이다.
서북부권개발의 핵심사업인 이들 사업은 모두 가정동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수십년째 루원시티 개발과 경인고속도로로 인해 생활권이 단절됐던 가정동에 신도시개발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는 것이다.
문제는 시 사업부서가 비슷한 시기에 추진되는 이들 사업에 대해 사업방향을 함께 구상하기는 커녕, 사업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각자의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루원시티의 경우 현재 2020년까지 공공시설과 기반시설 등 미매각용토지를 제외한 토지를 매각해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재 주상복합 5개 필지와 공동주택 1개 필지가 매각됐고 해당 필지는 오는 2019년 이후에야 건물 등을 조성할 수 있다. 토지 매각이 지지부진 할 경우 도시개발이 언제 완료될 수 있을 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반면, 가정생활권은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이 완료되는 2024년께부터 2034년까지 정서진중앙시장을 중심으로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을 육성하고, 북카페거리를 조성하는 등 ‘전통과 책의 마을’을 콘셉트으로 진행된다. 도시재상방식인 이 사업은 시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아닌 주민 자체조달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처럼 한 동네에서 결이 다른 방식의 사업이 동시 추진되고 있지만 두 사업을 연결하는 계획은 가정생활권에 마련하는 ‘루원시티~정서진중앙시장 보행친화거리 조성’밖에 없다. 그나마 이 계획도 루원시티 사업 부서에서는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해당 부서는 사업협의가 진행될 경우 당초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서로 방향성이 다른 두 개발사업이 시너지를 내지 못할 경우 오히려 신도시와 구도시를 가르는 역효과를 불러 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시가 루원시티와 가정생활권을 묶어 큰 틀에서 계획을 세워야 시설중복과 난개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은 “큰 그림에서 하나의 개발사업으로 보고 서로 연계해야 사업이 방향성을 갖고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부서가 다르다고 각자 도생을 하려한다면 시설중복과 난개발이 난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루원시티 개발사업이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끔 계획을 세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현재 두 사업이 중첩되는 부분이 적기 때문에 차후 사업을 꾸려 나가면서 맞춰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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