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인천지역 주요 관광지와 영세사업장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2일 백령도와 연평ㆍ덕적도 등을 운항하는 (주)고려고속훼리에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22일께부터 추석 황금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9일까지 전 좌석이 이미 매진됐다.
이 기간 동안 인천 도서지역 숙박업소도 대부분이 꽉 찬 상태다.
백령도 진촌리에서 팬션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는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모든 방이 예약된 상태라 당장 구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인근 팬션들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인천지역 대규모 호텔들도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객실예약과 관계자는 “연휴기간 숙박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은 지 불과 며칠 만에 빠른 속도로 예약이 차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관광지의 높은 예약률과 달리, 영세상인들은 울상이다.
구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50ㆍ여)는 요즘 달력을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유동인구가 줄어 가게 매출이 뚝 떨어질 게 불을 보듯 뻔해서다.
하지만 그는 연휴기간 내내 하루도 쉬는 날 없이 가게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월 임대료 90만 원에다 아이들 학비까지 내려면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추석연휴가 길어 가게 매출이 죽을 쑬 것은 뻔해도, 남들처럼 쉬었다간 한달 임대료도 맞추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청 인근에서 콩나물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B씨(53)도 연휴기간 가족과 함께 쉬겠단 생각은 이미 접은 지 오래다.
그는 “공무원이나 대기업 다니는 사람들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빨간 날이라고 다 쉬었다간 밥 먹고 살기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연휴를 앞두고 깊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남구의 한 전통시장 상인은 “정부에선 임시공휴일까지 정하며 내수를 진작시키겠다고 하지만, 이곳 상인들이야 그림의 떡”이라며 “명절이 대목이지만 장을 보는 양은 정해져 있어, 연휴가 길수록 시장 상인들은 시름만 깊어진다”고 말했다.
홍종진 인천시소상공인연합회장은 “추석연휴와 공휴일 빼고 나면 10월에 실제 일할 수 있는 날이 보름에 불과해 소상공인들은 불안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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