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장애인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도전 정신을 일깨워주고 싶어 새로운 종목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16일 충북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사격 혼성 공기소총 복사 R3(절단 및 기타장애) 단체전과 여자 50m 소총 3자세 R8 개인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한 이화숙씨(51ㆍ온에이블)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한국 장애인 양궁의 간판스타였다.
2008 베이징 페럴림픽과 2012 런던 페럴림픽 여자 양궁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19년 동안 활을 잡았다. 그런 그녀가 지난 4월 사격 선수로 변신했다. 그것도 50을 넘겨 선수생활을 접을 나이에. 국내 최고 궁사의 갑작스런 종목 전환 소식을 접한 국내 장애인 양궁계는 종목 전향을 적극 만류했지만 그녀의 도전 정신을 꺾을 순 없었다.
이씨는 지난 1998년 양궁을 시작하며 스포츠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체육을 통해 장애를 극복해보자는 목표를 세우고 사격을 배우기 위해 장애인 재활 복지관인 서울 정립회관을 찾았지만 정원 초과로 하는 수 없이 양궁을 택했다.
그녀는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사격을 배우고 싶었고, 양궁을 하면서도 사격에 대한 미련이 있었다”며 “양궁 선수로서 좋은 결과를 내다보니 종목을 전향할 기회가 없었다. 더 나이를 먹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사격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사격 전향의 이유를 설명했다.
정상급 선수가 새로운 종목을 처음부터 시작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선택의 길에서 실패하더라도 도전 조차 시도하지 못한다면 더 큰 후회를 불러올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다른 장애인들에 도전 정신을 심어주고 싶어서 쉽지않은 결심을 했다.
이씨는 “운동을 시작한 후 도전은 항상 내 자신에게 엔돌핀이 됐다. 사격을 처음 시작할 때 정말 많이 흥분했고,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 또다른 삶을 살고 있다. 사격과 양궁을 떠나 운동은 참 매력적이다. 신체적ㆍ정신적으로 건강해지고, 삶의 질 또한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도자들이 늘 하는 얘기가 있다. ‘많은 장애인들이 이화숙을 보고 두려움을 이겨내 새로운 도전을 펼쳤으면 좋겠다’곤 한다”라며 “끝까지 포기 않고 최선을 다해 장애인 선수의 모범이 되고 싶다. 나아가 사격선수로 2020년 도쿄 패럴림픽 출전을 목표로 끊임없이 노력해 많은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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