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일부 의료시설에서 접촉만으로도 옮겨질 수 있는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18일 인천시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군 법정 감염병인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RE)에 대한 전수감시가 시작된 6월 3일부터 이날까지 인천지역 의료시설에서 신고된 CRE 감염증 환자 수는 307명이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에서 발생한 CRE 감염증 환자 수 2천974명의 약 10.3%에 이르는 수치다.
또 같은 기간 인천의 인구 10만 명당 CRE 감염증 발생률은 10.46명으로 나타났다. 부산(13.46명)을 제외한 서울(5.42명), 울산(3.92명), 대구(3.70명), 대전(2.64명), 광주(2.31명) 등 다른 지역의 2~5배에 가까운 발생률로, 전국 평균(5.76명)도 크게 웃돌았다.
지역의 A병원에서는 같은 기간 총 10명의 CRE 감염증 환자가 신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에 대해 시는 이미 병원체를 보유한 환자들에게서 감염이 일어난 것인지, 환자 간 전파에 따른 감염 발생인지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CRE는 항생제 카바페넴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다. 주로 중환자실에 장기 입원하거나 면역체계가 저하된 중증 환자에게 감염을 일으킨다. 감염 이후에는 패혈증, 폐렴, 요로감염 등의 증상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접촉으로도 전염되기 때문에 감염이 확인되면 관리지침에 따라 격리 조치된다.
시 관계자는 “발생률이 타지역보다 높다고 해서 지역이 CRE에 오염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의료시설들이 환자 보호를 위해 감염병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덩달아 발생률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