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늪 헤어나며 나란히 이달 3경기 QS 호투
8월까지 각각 선발 14연패와 10연패의 부진에 빠졌던 프로야구 kt wiz의 선발투수 돈 로치(28)와 정성곤(21)이 9월 들어 확 달라진 모습으로 등판 때마다 호투를 펼치고 있다.
외국인 투수 로치는 9월 3경기에 등판해 1승, 방어율 1.80(19이닝 4자책)의 눈부신 호투를 이어가고 있고, 정성곤도 3경기서 2승, 방어율 3.00(18이닝 6자책)으로 환골탈태했다.
올시즌 KBO리그서 가장 불운한 투수로 꼽히는 로치는 지난 4월 19일 KIA전에서 2승째를 거둔 이후 무려 139일, 19경기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그 기간 경기당 평균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5차례 퀄리티스타트(QSㆍ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 성공했지만 실점과 자책점의 차이가 무려 14점에 달하며 번번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 로치만 나오면 이전까지 불타오르던 타선도 ‘언제 그랬냐’는 듯 침묵을 거듭했고, 크고 작은 수비 실수가 이어져 경기를 망치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로치는 2010년 한화 호세 카페얀의 11연패를 경신하며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외국인 투수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그러나 잇따른 불운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마운드를 지켜오던 로치는 지난 6일 수원 넥센전에서 7이닝 2실점, 호투로 무려 140일 만에 3승째를 거뒀다. 이후 승리를 추가하지는 못했으나, 12일 넥센전 6이닝 3탈삼진, 2실점, 무자책, 17일 KIA전 6이닝 4탈삼진, 2실점, 2자책으로 3경기 연속 QS 활약을 펼쳤다. 로치는 19일까지 3승 14패, 방어율 4.76에 그치고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팀 공헌도는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또한 1년 내내 선발 수업 중인 좌완 정성곤도 9월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성곤은 시즌 초반부터 김진욱 감독의 믿음 아래 꾸준히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좀처럼 잠재력이 드러나지 않았다.
기복이 심한 투구 탓에 경기 초반 호투를 이어가도 중반이후 와르르 무너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정성곤은 팬들의 기대가 희미해져 갈 때 쯤인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에선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2승을 챙긴 후 9일 롯데전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3승과 데뷔 첫 2연승을 거뒀다. 15일 열린 LG와의 홈경기서도 선발 3연승에는 실패했지만 6이닝 2탈삼진, 3실점으로 3경기 연속 QS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전과는 다르게 위기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 공을 던진 점이 고무적이다.
선발진의 구멍에서 ‘승리의 아이콘’으로 거듭난 로치와 정성곤이 앞으로 1~2 차례 등판이 유력한 시즌 마지막 경기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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