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지역아동센터를 경쟁구도로 내몰려는 불합리한 아동복지 정책을 철회해야 합니다.”
박영민 인천지역아동센터총연합회장은 보건복지부의 ‘우수지역아동센터 지원’ 정책이 아동복지를 서열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박 회장은 “지역아동센터가 하는 일은 경제적 상황이 어렵거나 한부모, 다문화, 다자녀, 조손 가정 아이들을 위주로 방과후에 돌보는 것”이라며 “부모들의 장시간 노동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한 아이를 초등학교 시기부터 최대 고등학교 시기까지 지속적으로 돌보는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에 이 같은 정책은 자괴감을 갖게 만든다”고 토로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내달까지 전국의 지역아동센터 4천여곳을 ‘우수 지역아동센터 선정지표’로 나눠 상위 20% 센터에 364만원, 중위 60%에 242만원, 하위 20%에 120만원을 지급해 총 46억원의 인센티브 예산을 집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침에 인천의 지역아동센터 측은 기본운영비가 적정한 수준이 되지 못한 상태에서 차등적 예산지원이 돌봄서비스의 질적인 격차를 심화시키고,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의 성장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월 평균 기본운영비는 465만원으로, 센터장과 생활복지사의 월 평균 급여는 각각 148만원, 131만원이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상황으로 보건복지부는 지역아동센터당 기본운영비가 660만원은 돼야한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인천지역아동센터총연합회는 조만간 인센티브 예산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전할 예정으로, 이 같은 방침에 참여할 센터는 182곳 가운데 145곳(80%)이다.
박 회장은 “인천에서 운영 상황이 그나마 괜찮은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총 운영비 1억5천만원 가운데 1억원은 정부지원을 받고 5천만원은 후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후원금이 끊길때면 센터를 운영할 길이 막막한 상황으로, 모든 지역아동센터가 불안한 상태로 운영하는데 인센티브제도가 더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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