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식물에 잠식당한 세계관개시설물 유산 ‘수원축만제’

▲ 21일 수원시 서호공원  산책로와 축만제 제방 수로 주변에  토종식물을 고사시키고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생태계 교란 유해 식물인‘가시박’등 외래식물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전형민기자
▲ 21일 수원시 서호공원 산책로와 축만제 제방 수로 주변에 토종식물을 고사시키고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생태계 교란 유해 식물인‘가시박’등 외래식물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전형민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가 지정하는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된 ‘수원축만제’가 생태계 교란식물이자 식물계의 저승사자로 알려진 ‘가시박’에 몸살을 앓고 있다. 더욱이 가시박은 강한 번식력으로 이 일대 식물들을 고사시키고 있지만 관할 관청인 수원시는 인력 부족 등으로 제거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1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권선구 서호공원. 현재 ‘서호’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는 수원축만제 일부 제방 하단에는 생태계 교란 종인 ‘가시박’이 뒤덮여 있었다. 호박잎처럼 생긴 가시박은 이 일대 버드나무에 칡처럼 감겨 있었고, 주변에는 지난해 미처 제거하지 못해 말라버린 가시박 줄기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 21일 수원시 서호공원  산책로와 축만제 제방 수로 주변에  토종식물을 고사시키고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생태계 교란 유해 식물인‘가시박’등 외래식물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전형민기자
▲ 21일 수원시 서호공원 산책로와 축만제 제방 수로 주변에 토종식물을 고사시키고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생태계 교란 유해 식물인‘가시박’등 외래식물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전형민기자

지난 2009년 환경부가 ‘생태계 교란 외래식물’로 지정한 가시박은 번식력이 강해 다른 식물을 뒤덮어 고사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가시박 줄기 또는 열매의 가시에 찔릴 경우 피부병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산책로를 동반하는 공원 일대에 퍼진 가시박은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녀와 함께 축만제를 찾은 S씨(43)는 “이 일대에 생태계를 교란하고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가시박이 퍼져 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지자체가 하루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정주부 P씨(48)도 “처음에 축만제 제방 아래를 봤을 때 뒤덮여 있는 식물이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오늘에서야 가시박인지 알았다”면서 “외래식물이 축만제 일대의 생태계를 망가뜨리기 전에 지자체 차원에서 제거 작업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 21일 수원시 서호공원  산책로와 축만제 제방 수로 주변에  토종식물을 고사시키고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생태계 교란 유해 식물인‘가시박’등 외래식물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전형민기자
▲ 21일 수원시 서호공원 산책로와 축만제 제방 수로 주변에 토종식물을 고사시키고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생태계 교란 유해 식물인‘가시박’등 외래식물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전형민기자

전문가들은 하천변이나 제방에 자라나는 가시박의 경우 5~6월에, 또 꽃이 피기 이전인 7월 초나 종자가 익기 전인 8월 말에 가시박 줄기의 밑둥치를 낫으로 제거해야만 종자 생성을 막아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병권 한국도시생태연구소 소장은 “지자체에서 제대로 된 제초 방식을 숙지하지 못해 가시박 제거가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가시박에 찔리면 감염될 수 있는 만큼 정부 또는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수원시는 가시박이 워낙 생명력이 질긴데다가 제거 작업에 나설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이 따른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적은 인력으로 관리하는 만큼 가시박 제거가 쉽지 않다”며 “22일까지 축만제 전역에 걸쳐 대대적인 가시박 제거를 진행할 방침”고 말했다.

 

정민훈·수습 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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