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음식점·문화 향유시설 등 들어서
경기서북부권 최대 복합 쇼핑몰로 조성된 스타필드 고양이 개점 한 달 만에 인근 상권 수요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주변 상권이 집단 폐업 상황에 놓이게 됐다.
24일 신세계 그룹과 지역 상권 등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 고양대로 인근 연면적 36만4천㎡ 규모로 조성된 스타필드 고양은 지난달 24일 개점했다. 스타필드 고양은 연면적 기준 축구장 50배 크기의 초대형 복합 쇼핑몰로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대형 쇼핑 매장과 영화관, 스포츠몬스터, 아쿠아필드, 음식점 등이 들어서 있다. 쇼핑, 문화 향유 시설들이 한데 묶여 있는 장점 덕분에 스타필드 고양에는 평일 6만~7만 명, 주말 10만 명의 발길이 이어져 개점 한 달도 안돼 200만 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타필드 고양 주변 상권은 ‘운영 뇌사’ 상태에 빠져 업주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다양한 시설들이 집약된 스타필드 고양이 주변 상권 손님들까지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인산인해를 이루는 반면, 주변 상권은 한적하다 못해 적막감 마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필드 고양 인근에서 30년 넘게 요식업을 해온 A씨는 “스타필드로만 사람들이 몰려 매일 파리만 날리고 있다”며 “교통 혼잡까지 더해지면서 주말 손님마저도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용품점을 운영하는 B씨도 “올해 초 가게를 오픈했지만 스타필드 내에 동종 업체가 문을 열어 ‘개점 효과’도 누리지 못하고 업종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반면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스타필드 내 음식점들은 대기표를 뽑고 기다려야만 식사를 할 정도로 사람들이 붐볐다. 벨기에산 초콜릿과 일본식 치즈케익,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 디저트 코너조차도 줄을 서야만 겨우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반려동물 출입까지 허용해 상당수의 방문객은 반려동물을 데리고 다양한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이 같은 스타필드 고양의 호황으로 덕양구 지역 요식업계 전반에도 타격이 생겨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자구책을 논의하는 등 생계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사)한국외식업중앙회 고양시 덕양구지부 소속 회원들은 “스타필드 고양 개점 후 손님이 절반 이상 끊겨 매출은 60~70% 급감했고, 인력까지 흡수해 서빙 알바조차 쉽게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신세계 측에 지원책 마련을 요구도 해봤지만, 매출 피해에 대한 정확한 근거 없이 지원을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스타필드 하남은 지역 상권과 상생 TF팀을 만들어 다양한 상생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고양 지역에서도 하남의 사례와 같이 다양한 협업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유제원김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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