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CHO I) 작가, 권선구청 로비에서 11월 17일까지 ‘이음의 기술’展 열어

▲ 대표작품1. 초 이_베갯송사 #틈_2017_한지위에 혼합재료_ 122x162cm
▲ 초이_베갯송사 #틈_2017_한지위에 혼합재료_ 122x162cm

‘베갯머리 송사’는 잠자리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속살거리며 바라는 것을 청한다는 말이다.

이 은밀한 청은 집안의 대소사는 결정은 물론, 때로는 역사를 바꾸기도 했다. 현대 남녀 관계는 과거와 다르다. 꽃미남, 메트로 섹슈얼 등 용어가 생긴 것처럼 남성은 여성성을 드러내기도 하고 현대 여성은 주체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직접 이룬다.

 

초이 작가는 현대에도 베갯머리 역사가 존재하는지 호기심을 품고 지난 2014년부터 <베갯송사(Curtain Lecture)> 시리즈 작업을 해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알파 걸’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여성이다. 예법대로 차려 입은 한복이 아니라, 청바지나 패턴을 더한 복식으로 나타나 당당한 태도를 취한다. 디자이너였던 작가는 인물의 의상과 화장에 공들여 세련되게 연출하고자 했다.

 

인물과 사물은 먹을 사용한 선묘법으로 다소 단순하게 처리하고, 베갯모는 세밀하게 묘사했다. 자손의 번창과 장수, 부귀 등 행복을 염원하는 베갯모의 전통문양을 바느질 기법으로 작업했다.

 

한지 위에 커피와 먹을 혼합해 채색하고, 돌가루인 석채나 조개껍데기 가루인 호분을 여러 겹 올린 바탕 위에 작업해 독특한 느낌을 주는 것도 특징이다.

 

이번 <이음의 기술> 전시는 오는 11월 17일까지 권선구청 로비에서 열린다. 50여 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초이 작가는 “인물 채색에는 실제 화장품을 사용했는데 이런 요소는 숨고 숨기는 은밀한 심리를 구체적으로 시각화 한 것”이라며 “내 작업은 숙고의 경험과 반추, 욕망과 사랑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화면 위에 올려놓고 풀고 엮는 에세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작품1. 초 이_베갯송사 #틈_2017_한지위에 혼합재료_ 162x122cm
▲ 초이_베갯송사 #틈_2017_한지위에 혼합재료_ 162x122cm
▲ 작품2. 초 이_베갯송사 #틈_2017_한지위에 혼합재료_ 91x117cm
▲ 초이_베갯송사 #틈_2017_한지위에 혼합재료_ 91x117cm

손의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