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문자폭탄 조리돌림” vs 민주당 “주권자들 경고장”

성남시의회 ‘회오리’ 무상교복 지원사업 반대 시의원 명단 공개 후폭풍

▲ 이재명 성남시장이 고교 무상교복 예산을 반대한 시의원 명단을 SNS에 공개한 것을 놓고 시의회 여당, 야당, 성남시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시의회 자유한국당협의회가 27일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협의회 제공
▲ 이재명 성남시장이 고교 무상교복 예산을 반대한 시의원 명단을 SNS에 공개한 것을 놓고 시의회 여당, 야당, 성남시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시의회 자유한국당협의회가 27일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협의회 제공
이재명 성남시장이 고교 신입생 무상교복 지원사업을 반대한 시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해 논란(본보 9월25일자 5면)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 여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적활동’을, 자유한국당은 ‘마녀사냥식 협박’ 등을 주장하면서 간극이 상당한 가운데 앞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 의원협의회(대표의원 이재호)는 27일 오전 10시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시장이 고교 무상교복 예산과 관련해 상임위원회에서 반대 의견을 표시했던 의원들의 명단을 SNS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는 의원의 자유표현과 의결권을 침해하는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 결과 찬성 14명, 반대 16명, 기권 1명 등으로 부결된 예산에 대해 상임위원회를 통해 반대 의견을 밝힌 의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이로 인해 해당 의원들이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수많은 협박성 문자를 받게 하는 조리돌림을 당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의회를 무시하고 반대 의견을 표시한 의원들을 마녀사냥식으로 협박함으로써 100만 도시의 시장으로서 무책임하고 의회 민주주의의 근본을 무시한 태도”라며 “이재명 시장은 이제 더 이상 너절한 정치논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협의회(대표의원 강상태)도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이 주장한 ‘무기명 투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맞불을 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무상교복 찬반 의결은 결코 ‘기밀사항’이 아니다”라면서 “자유한국당의 전매특허 ‘무기명 투표’ 더 이상은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의사결정을 숨기기 위해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를 일삼는 악습은 주권자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반민주주적 행태”라며 “자유한국당은 SNS활동에 대해 철 지난 딴지걸기를 하지 말고 정정당당한 본회의장 기명 표결로 자유한국당의 정당정치를 보여달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김남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상임위와 예결위 표결 결과는 이미 시의회 홈페이지에서 생중계된 공개된 내용”이라며 “공개하지 말아야 할 기밀(機密)과 숨기고 싶은 밀사(密事)는 다르다”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성남시 무상교복 진행현황을 소상히 시민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남=문민석ㆍ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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