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양주 사고 몇 달 됐다고, 또 크레인 전복인가

또 타워크레인이 무너져 사상자가 났다. 의정부 시내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공사 현장 2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였다. 타워크레인을 해체하기 위해 붐대를 들어 올리는 인상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사고가 나면서 크레인 위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추락했고 이 가운데 3명이 숨졌다.

타워크레인 인상 작업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유압 장비로 기둥 마디를 들어 올릴 때 부품 결함이 있거나 건설 장비와 충돌하는 등의 외부 요인이 작용해 조금만 움직여도 크레인은 넘어진다. 그런 만큼 다양한 원인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 경찰은 아직 사고 원인에 대한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런 타워 크레인 전복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서만 6건이 발생했고 12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1번 날 때 평균 2명이 사망했다는 통계는 그만큼 타워크레인 사고가 끔찍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남양주 시내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5명의 사상자를 냈다. 당시는 이번 의정부 사고와 반대로 타워크레인을 높이는 작업 중이었다. 사고가 난 지 5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경찰의 원인 조사는 진행 중이다. 부품 결함 의혹이 있어 스페인의 부품 제조사에 자문을 의뢰해 놓고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하지만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하도급과 재하도급 관행이 사고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의미 있게 나오고 있다. 타워크레인 작업은 숙련된 기술자들 간의 고도의 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하도급과 재하도급으로 서로 업무 연결이 없던 근로자들이 업무를 처리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바로 이점이 타워크레인 사고 급증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결코 허투루 넘겨들을 지적이 아니다.

타워 크레인 전복은 전형적인 토목 후진국형 사고다. 세계적인 고층 빌딩 건설을 자랑하는 우리 건설업 수준과 맞지 않는다. 단순히 기술적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추측이 가능하게 되는 부분이다. 경찰에 의한 기술적 수사와 별도로 건설업계 하도급 부작용에 대한 포괄적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관련 사고에 대한 신속한 조사결과 도출도 요구된다. 그래야 같은 문제점이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에 대한 감독과 대책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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