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내년 3월 신청… “2020년까지 유네스코 인증 목표”
분바위는 백색의 석회암이 높은 압력을 받아 대리석으로 변한 곳이다. 밤에도 달빛을 머금은 듯 하얗게 빛나 ‘월띠’라는 별칭이 생겼을 정도다. 분바위에서 내륙 쪽으로는 값싼 중국제 대리석이 들어오기 전까지 일제강점기부터 수십 년간 대리석 채취장으로 활용됐던 흔적들이 남아있다.
또 바다 쪽으로는 해양수산부 지정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잘피 군락지가 잘 발달해 신비한 바다의 모습을 여과 없이 내보였다.
이곳의 벌집 모양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약 10억 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남조박테리아 화석으로 원시 지구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하루가 지난 14일 오전 9시30분께 대청면 대청리 농여해변에는 고목바위(나이테바위) 등 지층이 세로로 서 있는 모습의 바위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지각변동의 힘이 물씬 느껴지는 이곳의 바위들은 10억 년 전 퇴적 환경과 변형 과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커 보였다.
농여해변 앞으로 펼쳐진 모래 퇴적지 풀등은 파도가 부딪히며 만들어진 하얀 띠가 수백m 떨어진 곳에서도 보일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뽐냈고, 약 800m 떨어진 미아해변에는 10억 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연흔(바람이나 물의 움직임에 의해 퇴적물의 표면에 형성되는 파상의 흔적)과 현재의 연흔이 한 곳에 공존하며 신비로움을 더했다.
이틀간 둘러본 대청도와 소청도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래 언덕인 옥죽동 해안사구, 지층의 역전 현상이 드러나는 지두리 해변 등 빼어난 경관과 지질학적 가치를 가진 곳이 무궁무진했다.
인천시는 이들 섬의 지질명소 6곳과 두무진 등 백령도의 지질명소 5곳에 대해 내년 3월 환경부에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신청할 예정이다. 또 오는 2020년까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는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들 섬이 한국과 북한, 중국 산둥반도 등의 지체 구조와 대륙판의 이동 역사를 규명할 수 있는 핵심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수재 국가지질공원위원은 “소청도 내 분바위의 대리석 채석장 가치는 300억원에 이르지만, 이는 백령도 관광객의 10%가 소청도에 와 7만원씩 쓴다고 가정하면 20년 안에 마련할 수 있는 돈”이라며 “이들 섬은 보존만 강조해 지역주민에게 피해를 주기보다는 지역경제를 위한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는 방안인 국가지질공원 인증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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