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한 유흥업소 출신 부부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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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조원대 불법스포츠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증거품. /조철오기자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해외에서 1조 원 규모의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고 500억 원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A씨(40) 등 14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조직원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집의 재산이라곤 달랑 작은 용달 트럭 한 대가 전부였던 A씨는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서울 노원의 한 유흥주점 웨이터로 뛰어들었다. 어려운 형편에 단돈 만 원짜리 팁 한 장을 더 받고자 10여 년 동안 굽실거린 채 온갖 손님 비유를 맞추던 그는 지난 2010년 한 손님이 돈을 마구잡이로 쓰는 것에 의문을 가졌다. 비법은 당시만 해도 몇 없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이었다.

 

꼼수를 터득한 그는 부인 B씨(34)와 함께 최근까지 일본, 중국, 필리핀 등지에 사무실을 운영하며 회원 6천여 명으로부터 도박자금 1조 원가량을 굴렸다.

 

특히 해가 갈수록 사업이 커가면서 형편이 어려운 친누나와 매형 등 가족까지 끌어들였다. 끌어들인 조직원 대다수는 자신이 평소 함께 일하던 웨이터들이었다.

 

이들의 삶은 매우 화려했다. 1억7천만 원 상당의 외제차 등 차량 7대, 2천만 원 상당의 여성용 명품가방 20여 개, 신도시 내 4층 상가건물, 강남 대형 사우나 운영권 등 상당한 자산 축적은 물론 하루 도박비용에 17억 원을 날려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만큼 돈을 벌었다.

 

더구나 A씨는 오랜 시간 종업원 생활을 해 온 유흥주점에 대한 애착이 컸는지 돈 번지 3년 만에 해당 주점을 사들여 사장이 됐다. 경찰은 부부의 수익이 월 2억 원, 가족에게 간 돈이 월 2천만 원 이상 등으로 추정하는 한편 경찰이 파악 못 한 상당수 자산이 해외에 더 축적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호화생활도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며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달 초 잠시 한국에 들어온 A씨가 경찰에 붙잡히면서 해당 조직이 일망타진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경찰 조사를 통해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며 “해당 도박사이트 회원 및 대포통장 제공자들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1조원대 불법스포츠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을 검거한 후 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  /조철오기자
▲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1조원대 불법스포츠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을 검거한 후 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 /조철오기자

의정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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