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전연구원 보고서
넓은 면적의 초지·녹지 잠식
수면에 태양광 패널 설치땐 다양한 생물 서식환경 장애
인천발전연구원은 16일 ‘수도권매립지 야생조류 출현현황과 관리방향’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인발연은 보고서에서 인천시가 수행한 자연환경조사 및 도시생태현황도 작성 자료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자료를 종합해 수도권매립지 1~4매립지와 녹색바이오단지에 출현한 야생조류 현황을 제시했다.
우선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1급인 흰꼬리수리, 매, 두루미, 저어새, 황새, 노랑부리백로 등 6종을 비롯해 멸종위기종 2급인 큰고니, 큰기러기, 검은머리물떼새, 노랑부리저어새, 새홀리기, 잿빛개구리매, 새매, 큰말똥가리, 수리부엉이 등 9종이 수도권매립지에 출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문화재청 천연기념물인 칡부엉이, 원앙, 황조롱이, 개구리매 등 4종이 발견됐고, 오리류·기러기류·도요새류·딱따구리류 등 많은 종이 안암호(수도권매립지 내 인공호수)의 수면과 배후의 넓은 초지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인천은 인구 증가와 도시화 영향으로 야생조류 서식지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매립지는 오랜 기간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한 채 매립사업을 진행하고 매립사면을 녹화하거나 습지 및 유수지를 조성해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마지막 대형 공간으로 남아 있다. 특히 넓은 수면과 초지를 가진 안암호를 중심으로 한 4매립지는 야생조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가 되고 있다.
인발연은 이를 이유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4매립지에 계획 중인 태양광발전사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태양광발전사업이 넓은 면적의 초지와 녹지를 잠식하게 될 것이고, 수면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하면 이곳을 서식공간으로 하는 물고기와 계절마다 찾아오는 야생조류의 서식환경에 커다란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전오 인발연 도시기반연구실 연구위원은 “수도권 매립지는 넓은 호수, 초지, 사면의 숲, 습지, 꽃축제 공간 등 서식공간의 다양성 때문에 생물이 다양하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했다”며 “인천시민뿐만 아니라 수도권 주민이 함께 자연을 체험하고 휴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매립지가 가진 기본적인 환경에 대한 기반시설과 자연생태자원을 엮어 수도권 최대의 환경ㆍ생태공원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계자는 “제4매립장 유휴부지 등에 태양광발전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계획 단계에 있는 것일 뿐 구체적인 추진 단계가 전혀 아니다”며 “현 상황에서 태양광발전사업에 대한 인발연의 의견은 너무 앞서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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