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초소 담벼락은 쓰러져 가는데… 경찰 ‘전시행정’ 헛돈

인천경찰, 청사內 산책로 ‘커피로드’ 조성
수사동 신축부지에 들어서 조만간 철거
민원인용 정문 출입구 시설개선 했지만
정작 방문객 ‘불편’… 이용 기피 찬밥신세

인천경찰청이 몇 달만 사용하고 없어지거나 활용 가치가 애매한 환경개선사업에 예산을 지출해 말썽이다.

 

16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의 날인 이달 21일까지 청사 내 산책로인 ‘커피로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직원이나 민원인이 청사 내에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단 취지다.

 

관련부서에선 기존에 있던 산책로 옆에 석재로 된 의자 5개와 파고라 등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500만 원 정도의 공사비를 책정해 놓았다.

 

관련부서는 청사 내 신규 커피로드(산책로)와 연계해 휴식과 건강 등 내부만족도를 향상토록 하겠다고 윗선에 보고했다. 하지만, 인천청에서 조성하겠단 커피로드의 절반은 6∼7개월만 이용이 가능하고 그 이후에는 모든 설치물을 철거해야 한다.

커피로드가 조성된 해당 부지 절반은 내년 5월께 수사동(수사경찰 사무실) 건물이 신축되기 때문이다.

 

인천청은 내년 5월에 공사를 착공해 2019년에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청 정문초소 공사도 직원들 사이에서 뒷말이 많다.

경찰은 지난 7월 직원과 민원인들이 정문을 드나들 때 차도를 이용한다는 이유로 정문초소를 거쳐 출입하도록 시설 개선사업을 벌였다.

 

이를 위해 초소 출입문을 새로 만들고 안내데스크까지 설치하느라 1천800만 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하지만 공사 이후에도 초소를 거치지 않고 초소 앞 차도를 이용해 출입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초소를 거쳐 통과하려면 입구와 출구에서 버튼을 누르고 문을 열어야 하는 불편함 때문이다.

한 일선 경찰은 “도서지역 경찰초소들은 화장실이 노후되고 담벼락이 허물어진 곳이 많은데 엉뚱한 곳에 예산을 쓰고 있다”며 “개인 돈이라면 이렇게까지 허투루 쓰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산책로의 경우, 당초 계획을 바꿔 수사동 맞은편 부지에만 시설물을 몰아서 설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문초소 문제는 사람이 다니는 곳을 통일하자는 여론이 많아 별도의 출입구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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