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2터미널 환승구역에 ‘성형외과병원’이 웬말?

외국인 환자 유치·아시아 허브공항 명분 인천공항공사 개장 앞두고 설치 추진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반대 입장’ 발표 “시술 후 문제 발생 탑승 차질 등 우려”
강훈식 의원도 국감서 “재검토 마땅”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내년 1월 개장을 앞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환승 구역에 성형외과병원 설치를 추진한다. 그러나 의사단체들이 의료 공공성 대신 무리한 이윤추구를 위한 병원설치라고 반발하고 있어 실제 병원 운영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24일 인천공항공사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훈식 의원(더민주·충남 아산을)에 따르면 공사는 제2여객터미널 3층 면세구역 서편에 240㎡ 규모의 성형외과 병원을 설치할 계획이다. 공항공사는 국내 외국인 환자 유치와 아시아 허브공항 도약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즉각 의사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수술 직후 출국했다 항공기 기내 기압차이에 의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속출하는 등 문제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최근 공항공사에 공문을 보내 “시술 후 문제가 생겨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상황을 생각해봤는지 궁금하다”며 “이는 법적 분쟁의 시초가 된다”고 지적했다.

대한성형외과학회도 입장발표를 통해 “수술 후 관리가 필수적인 의료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공항 환승객 수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의료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공사는 지난달 13일 제2여객터미널 환승 의료기관 운영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지만 어떤 의사나 의료법인도 이에 응하지 않아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열린 인천공항공사 국감에서 강훈식 의원은 “공공성을 추구해야 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수익성에만 치중하느라 무분별한 병원 입점을 추진해 의료 행위 이후의 문제도 간과한 것 같다”고 지적하며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명품 공항 조성을 목표로 한 사업이었다”며 “의료업계가 반대하고 있는 만큼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36만4천여명으로 전년 대비 22.7% 급증했으며, 이 중 4만8천여 명(11.3%)은 성형외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과 일본 방문객들이 주로 성형외과와 피부과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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