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교육과정 이수하면 공모교장 지원 자격부여 정책 연구 진행…‘학교장 양성 아카데미’ 교육계 술렁

관계자 150명 참석 공청회 열어 “관료주의 탈피 교원 63% 긍정”
“과도한 경쟁으로 부작용 우려” 찬반 엇갈리며… 정책안 ‘논란’

경기도교육청이 수백여 시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공모교장 지원자격’을 부여하는 정책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24일 오후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교장과 교감, 교사, 학부모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장 양성(리더십) 아카데미’ 정책 연구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에서 ‘경기도교육청 교육공무원 인사제도혁신 정책연구단’은 승진규정에 따라 평정점이 높은 순서로 학교장 자격을 받는 현 제도는 학교장이 갖춰야 할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를 제안했다.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는 학교장의 직무 역량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이 기관에서 실시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에게는 ‘공모교장 지원 자격’이 부여된다. 전체 교육과정 이수 기간은 2년4개월(400여 시간)가량이며 교육 프로그램은 비전과 학교문화, 학교운영체계, 교육지원, 교육네트워크, 종합 등 총 6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공청회에서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를 발제한 김영인 경기도교육연구원 정책기획부장은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 도입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학교장을 배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며 “지난달 도내 교원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1만 3천200여 명) 중 62.7%가 아카데미 도입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도교육청의 계획에 대해 이종태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소장은 “이번 아카데미는 기존의 교사중심 교육관을 따르고 있으며 학생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면서 “아카데미가 새로운 교장 충원 방법으로 정착될 경우 과도한 진입 경쟁으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홍석기 평택 동삭초 교감 역시 “400여 시간 연수를 받으면 공모 교장 자격이 부여된다는 점은 일선 교사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학교가 자칫 아카데미 선발을 위한 양성 학원으로 전락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A주무관은 “현재 일선에서 근무하는 학교장 가운데 혁신 또는 새로운 교육을 제대로 받아들일 인물이 거의 없다. 관료주의 문화에서 탈피한 임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찬성의 의견을 밝힌 반면 B장학사는 “학교에서 ‘개미눈물 모으기’식으로 점수를 관리한 교원에 대한 최소한의 메리트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자칫 비교적 평정점이 낮은 전교조를 위한 정책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25일 경기북부지역 공청회와 추후 전문가 토론회 등을 거쳐 올해 말께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 정책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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