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훌쩍 지났는데 여전히 공사 인천지역 학교 곳곳 “수업 지장” 원성
시설 개·보수 공사기간 평균 80일 기록 학습권 침해 악순환… 대책마련 시급
인천지역 학교 곳곳에서 진행되는 공사가 방학기간 뿐 아니라 학기 중에도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A여자중학교는 지난 7월초부터 4달째 학교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는 당초 10월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시공사 사정으로 올해 말까지 진행하게 됐다.
새학기를 맞아 학교를 찾은 아이들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 신경쓰였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 수업에는 최대한 지장이 없도록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당초 지금쯤이면 공사가 마무리됐어야 하지만 공사라는게 우리 생각처럼 정확한 시기에 끝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B중학교 역시 수개월이 걸리는 대수선 공사로 학생들의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도 소음은 이어졌고, 공사로 인한 먼지까지 겹쳐지면서 학생들이 수업에 전혀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은혜(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17개 시·도교육청 학교시설공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 지역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에서 진행된 공사 건수는 총 13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공사가 방학 중 끝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인천 지역 학교들의 평균 공사 일수는 80일로 약 3개월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별로는 방학이 시작되는 7월과 12월에 착수한 공사는 각각 평균 67일과 88일이 소요됐다. 여름방학이 평균 1달 가량이고, 겨울방학이 2달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방학 때 시작된 공사가 학기 중에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공사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방학 중에만 공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공사를 분할해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공사의 효율성 측면에서 불가능하고, 같은 공사를 2번에 나눠 발주하는 것은 감사에 적발될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부모단체는 시교육청이 효율성만 고려하고 학생들의 학습권은 도외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노현경 인천지부장은 “학교 시설에 대한 공사는 결국 학습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이 학생들을 위한 것에 있다”며 “인력을 더 많이 투입하거나 학생들이 학습하지 않는 야간 공사, 주말 공사 등을 적극 활용하는 등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시교육청이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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