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엄마의 이름으로 선전한 향토 스타들 "부끄럽지 않은 부모 되기 위해 최선 다했다"

▲ 볼링 김경민
▲ 볼링 김경민
“엄마ㆍ아빠는 너희들에게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기 위해 이번 전국체전에서 최선을 다했단다.”

 

제98회 전국체육대회가 폐막 하루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와 인천시를 대표해 뛰고 있는 대표 선수들 가운데는 선수로서는 환갑을 넘긴 나이에 자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 아빠가 되기 위해 선전을 펼치며 투혼의 메달을 딴 선수들이 여럿 있어 화제다.

 

경기도가 역대 최고 성적으로 종목 3연패를 달성한 펜싱에서는 남자 에페 현역 선수 최고령인 김승구(37ㆍ화성시청)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여검객 남현희(36ㆍ성남시청)이 손꼽힌다.

 

같이 운동한 친구들이 지도자로 활동하는 가운데 아직도 현역 국가대표인 김승구는 이번 대회서 소속팀 화성시청이 7년 만에 에페 단체전 정상에 오르는 데 앞장섰고, 남현희 역시 성남시청이 여자 플뢰레 단체전서 3년 만에 패권을 탈환하는 데 주역이 됐다.

 

2015년 전국체전 개인전서 태어난지 22일 된 아들 윤우에게 금메달을 선사하며 감격스러워 했던 김승구는 “항상 경기에 임할 때마다 윤우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이번에도 그 같은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해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소개했고, 다섯살 딸 공하이를 둔 엄마검객 남현희도 “체력이 예전같지 않지만 항상 하이를 생각하며 정신력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 펜싱 남현희
▲ 펜싱 남현희

또 핸드볼 여자 일반부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우생순’의 실제 주인공 골키퍼 오영란(45ㆍ인천시청)은 현역 최고령 선수로 12살과 8살 두 딸을 둔 엄마다. 오영란은 “시합 전 딸들하고 통화를 했는데 ‘엄마 화이팅! 엄마 이겨야 해’라고 말해줘 힘이 났다”며 “딸들이 ‘엄마가 지면 우울하지 않겠냐’고 말하며 화이팅을 외치는데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경기를 더 열심히 뛰게 됐다. 가족은 내 삶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볼링에서 3관왕을 차지한 김경민(33·인천교통공사)은 5살과 3살 바기 두 딸이 선수생활과 자신의 삶에 큰 선물이라고 뿌듯해 했다. 카누에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김선복(33·인천시청)도 두 살인 딸이 아직 어려 자신의 경기 모습을 볼 수 없지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이번 전국체전에서 모든 힘을 쏟아 부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역도 남자 일반부 56㎏급 인상서 112㎏을 들어올려 동메달을 획득,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고석교(36·고양시청)도 5살, 7살 형제를 둔 가장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경기장에 찾아와 열렬히 응원해줘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운동선수로 정년을 넘긴 나이지만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운동하겠다”고 말했다.

▲ 역도 고석교
▲ 역도 고석교
▲ 펜싱 김승구
▲ 펜싱 김승구
▲ 오영란
▲ 오영란

백승재ㆍ유소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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