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 1명이 업체 선정서 1천명분 식단조리·감독까지
문제의 갈치도 샘플만 조사
‘교육청이 통합관리’ 지적에 “관련 법상 시·군이 관리”
의정부의 한 고교 점심급식 반찬에서 생선 기생충인 고래회충이 발견돼 논란(본보 10월20일자 6면)을 빚는 가운데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영양사의 업무과다가 화를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업체 선정·관리부터 1천여 명의 식단 조리, 감독 등 사실상 1명의 영양사가 일하는 탓에 이번 논란은 또다시 붉어질 수 있어서다.
사정은 이런데도 경기도교육청은 수수방관하고 있어 보다 체계적 관리를 위해 학교에 위임한 일부 역할을 교육 당국이 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학교급식은 법에 의거, 위생관리지침을 두고 관리한다. 이 지침에 따르면 일반적인 학교 급식은 교장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에 따른 관리팀장에 영양사 등 여러 팀원에 두고 관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음식에 관해 교장이 전문지식이 없는 탓에 사실상 영양사 1명에게 전권을 위임해 두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영양사가 수산물, 축산물 등 반찬에 따른 업체 선정부터 관리는 물론 식단 개발 및 조리, 재료 전수조사 등 일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고래회충 발견으로 논란이 된 의정부 A 고교도 영양사 1명이 문제가 된 갈치를 검수했다. 1천여 명분인 탓에 전수조사가 불가능, 샘플 몇몇만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논란에 대해 학교와 교육청 측이 ‘고래회충이 왜 발견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 파악 대신 단지 추정으로만 사태를 파악했으며 ‘영양사의 더욱 세밀한 관리’라는 미봉책으로 논란을 마무리 지었다는 점이다. 도내에서만 해마다 고래회충이 1~2번씩 발견되는 것으로 전해지며 결국 앞으로 문제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은 농후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영양사에 전적으로 위임된 현 상황에 교육청이 개입, 시·군 별로 수산물·축산물 등 재료 선정 및 관리에 통합 관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공산품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공동구매형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제도를 전반에 확대하는 취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법에 이러한 관리는 시·군이 하도록 명시돼 있다. 시·군이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며 문제 해결에 대한 구체적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도영양교사회 관계자는 “현재 학교별 영양사의 업무가 과다한 탓에 급식관리에 허점이 계속해 드러나고 있다”며 “교육청이 의지를 갖추고 통합관리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보여 근원적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철오·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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