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소방관 처우 개선 추진 1년 인력증원… 3교대 근무율 증가
노후 소방차·장비도 대폭 교체 인식개선 등 장기적 계획 준비
지난 2015년 서해대교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故이병곤 소방령의 사고를 계기로 경기도가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해 지난해 11월 ‘이병곤 플랜(Plan)’을 추진했다.
‘이병곤 플랜’ 추진 이후 3교대 근무 시행과 노후장비 전면 교체 등 소방관의 처우가 크게 개선됐지만 제2, 제3의 이병곤 소방령 사고를 막기 위해 인식개선 등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1일 경기도와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11월3일 도내 소방공무원을 위한 ‘이병곤 플랜’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2월 서해대교 화재현장에서 안타깝게 순직한 故이병곤 소방령의 일을 계기로 소방공무원의 근무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였다.
이병곤 플랜에는 △소방관이 행복한 근무환경 △도민을 위해 희생하는 소방관에 대한 지원 △일류장비 및 인력 확충 △지진 등 특수재난에 대한 대응능력 강화 △소방 사각지대 해소 △소방안전특별회계 설치 등 6가지 목표와 세부계획이 담겼다.
이런 가운데 이병곤 플랜이 추진 1년을 맞은 현재 소방 각 분야에서 이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지난해와 올해 총 1천299명의 소방공무원이 증원, 100% 3교대 근무 목표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도내 일부 소방서에는 인력이 부족해 24시간 근무 후 하루를 쉬는 2조 2교대 근무를 시행해야 했다. 3교대 근무가 시행되는 곳은 2016년 도내 소방서 34개 중 현장대응단장 기준 14곳에 불과했다. 이에 소방공무원들은 피로누적과 비정상적인 생활 등의 문제를 호소, 3교대 근무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소방공무원 증원으로 현재 3교대 근무가 이뤄지는 소방서는 24개로 늘어났다. 도는 오는 2018년 추가 인력증원을 통해 나머지 10개소에도 3교대 근무를 도입할 계획이다.
소방공무원은 물론 도민들의 안전을 위한 노후 소방차ㆍ장비도 대폭 교체됐다. 앞서 도내에는 8~12년 이상 된 노후소방차가 184대 운행, 재난 상황에서의 대응 능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도는 현재까지 146대의 노후소방차를 교체했다. 또 신속한 초기대응 및 골든타임 확보에 걸림돌이 되는 ‘소방 사각지대’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도는 인근 아파트 설립 등으로 인해 수요가 늘어난 도내 곳곳에 22개의 119구급대를 신설했다. 또 오는 2020년까지 차례대로 안산 신길과 안성 원곡, 성남 태평, 부천 여월, 안양 박달 등 5곳에 119안전센터를 신설해 나갈 방침이다.
이 밖에도 소방공무원들의 애로사항으로 지목됐던 방화복 세탁기가 보급되고 보육시설이 지원되는 등 이병곤 플랜으로 인해 도내 소방관들의 처우가 대폭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인력확충 및 시설개선이 이뤄진 반면 장기적인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도내 한 소방 관계자는 “이병곤 플랜이 소방공무원 전반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면서 많은 지원이 이뤄져 다행이다”라면서도 “다만 단순히 인력 증대, 청사 개선 등 일회성 예산으로 해결 가능한 계획만 있을 뿐 소방공무원을 위한 인식개선 등 장기적인 플랜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오는 2020년 이병곤 플랜 완료 시기에 대비해 소방공무원의 근로여건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장기적 방향이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도내 소방공무원들의 고충을 덜기 위해 이병곤 플랜의 세부계획을 차질없이 잘 마무리 할 것”이라며 “플랜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현장에서 일선 소방관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정책들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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