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운 작가의 달빛은 차갑다. 작품 이미지는 차가운 달빛이 내린 것처럼 보이는 깊은 청색이다. 작품 속 연잎은 깊은 바다색으로, 연잎의 맥은 파도결로 드러난다.
용인 아트스페이스 어비움에서는 남상운 작가의 ‘푸른연꽃 하이퍼리얼리즘’ 시리즈를 전시한 개인전 <문 라이트>를 다음달 9일까지 볼 수 있다. 300~400호 대작을 비롯해 20여 점 작품을 전시한다.
수원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남 작가는 연잎을 주로 그리며, 청색을 많이 사용하는 작가다. 깊이감이 느껴지는 딥블루 색을 사용해 우울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작품 속 주요 오브제인 연잎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상징한다. 연잎에 구슬처럼 맺힌 물방울은 실제와 가상의 거리를 보여준다. 작품에 희미하게 스민 풍경은 현실을 표상한다.
남 작가의 작업은 파란 배경에 이미지를 합성해 가짜를 진짜처럼 꾸미는 영화 기법 ‘크로마키’를 떠올리게 한다. 가짜를 진짜처럼 가공하고 꾸미는 세상에 대한 아이러니를 담아냈다. 남 작가는 실제와 가상 사이 떠돌며 작아지는 현대인의 심리를 드러내고자 했다. 결국 연잎 위 떠도는 물방울은 현대인의 모습 그 자체이다.
갤러리 관계자는 “색감과 표현력이 좋기로 이름난 작가인 만큼 관람객의 마음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며 “특히 이번 초대전에서는 대작을 눈여겨 볼만하다”고 말했다. 문의 (031) 322-6468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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