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피의자인 30대가 범행 후 뉴질랜드로 도피하기 전 어머니의 계좌에서 8천만 원을 빼낸 사실이 확인됐다.
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이 사건 피의자 K씨(35)는 출국 직전 자신이 살해한 어머니 A씨(55)의 계좌에 든 8천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 그는 출국 직전 이 돈을 출금, 뉴질랜드 달러로 환전해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경찰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K씨는 그간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해왔다. 올해 초부터 아내 J씨(32)와 두 딸(7개월ㆍ2세)을 데리고 친척 집을 전전했고, 범행 한 달여 전인 지난달부터는 숙박업소에 머물렀다. 별다른 직업이 없는 K씨와 J씨는 A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등 주변인들은 K씨가 경제적 문제로 인해 A씨와 갈등을 빚은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K씨가 어머니와 돈 문제로 갈등을 빚다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찰도 경제적 문제가 범행을 촉발한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K씨의 계좌 내역분석 등을 통해 전체 부채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아직 계좌 내역 분석이 다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금융거래에 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계좌 분석 결과에 따라 K씨가 어머니의 계좌에서 인출한 돈의 액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K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2∼5시께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에서 A씨와 이부 동생 B군(14)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날 오후 8시께 강원 평창군의 한 도로 졸음 쉼터에서 계부 D씨(57)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하고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이틀 뒤인 지난달 23일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출국했다가 과거 저지른 절도 혐의로 체포돼 구속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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