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직원들 시체 등 끔찍한 모습 봐야해 정신적 고통
어려움 많지만 사건 해결 위해 ‘불철주야’
흔히 CSI로 알려져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끔찍한 상황을 분석하고 기록에 남기는 과학수사 경찰관이 바로 그들이다. 오는 4일 ‘과학수사의 날’을 맞이 해 개인적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마음 한편에 묻어둔 채 애쓰는 이들의 노고가 유난히 돋보인다.
2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북부지역에는 하루 평균 12건의 죽음이 발생, 이를 65명의 과학수사관이 일일이 확인한다. 이들 중 20년 이상 베테랑 수사관도 있지만 20대 여경들도 함께한다.
얼마 전 출산휴가에 들어간 30대 초반의 한 여경은 출산 직전까지 현장에 출동, 직접 시신을 세심하게 다루기까지 했다. 임소녀 경장(33·여)은 “또래에 임신한 친구들은 태교를 위해 좋은 것만 본다지만 이곳은 그럴 수 없는 형편”이라며 “남편 등 늘 가족들의 걱정도 높았지만,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심정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임 경장이 늘 다뤘던 시체는 우리가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던 것들이 일반적이다. 현장에서 과학수사 경찰은 이를 빨리 치우기보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했는지, 사건의 증거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등 첨단 장비를 통해 한참을 살펴가며 분석한다. 그만큼 일로 인해 받는 충격은 상당하다.
경찰 트라우마 상담기관인 이안심리상담센터 관계자는 “경찰은 다루는 업무 특성상 심리적 충격이 가장 고위험도 군에 놓인 직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경기북부지역에는 2곳의 치료병원, 7곳의 심리상담소 등을 거점별로 운영, 이들의 트라우마 치료에 나서는 상황이다. 윤광상 경기북부청 과학수사계장은 “참혹한 현장을 매일같이 접해도 잔인한 살인 현장을 보면 여전히 적응 안 된다”며 “그럼에도, 사건 해결에 단초가 되는 과학수사의 높은 완성도를 위해 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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