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박 소원 꼭 이뤄주세요”

안성 칠장사·파주 구도장원굴 등 학부모들 시험기원 명소 찾아 삼만리

“비나이다 비나이다. 수능에서 대박 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오는 16일 치러지는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녀의 수능 고득점과 대학 합격을 기원하는 학부모들의 시선이 ‘수능 대박 기원 명소’에 쏠리고 있다.

 

경기도 내에서 수능 때가 되면 주목받는 명소로는 안성시 죽산면에 위치한 ‘칠장사’와 파주시 파평면에 있는 ‘구도장원굴’ 등이 꼽힌다. 

칠장사는 암행어사로 널리 알려진 박문수가 과거를 보러 가던 중 하룻밤 묵었다가 꿈에서 본 과거시험 문제가 그대로 나와 장원급제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이에 수능시험이 다가오면 많은 학부모가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구도장원굴은 아홉 번이나 장원급제해 ‘구도장원공’이라 불리는 율곡 이이 선생이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을 오갔던 길목에 있는 굴이다. 이 굴을 통과하면 무슨 시험이든 통과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모여 수능 때는 물론 다양한 시험을 앞둔 이들이 찾는 명소다.

 

경기도를 벗어난 타지역에도 수능 대박 기원 명소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곳으로는 경북 경산시에 있는 석불 좌상인 ‘팔공산 갓바위’를 꼽을 수 있다. 이 석불은 불상의 머리에 넓적한 돌이 얹혀 있는 독특한 형상이 마치 대학의 박사모처럼 보여 수험생을 둔 부모들이 많이 찾는다.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도 수능 기원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낙산사 해수관음상 아래에 있는 ‘두꺼비상’과 낙산사 입구의 ‘꿈이 이루어지는 길’은 정성껏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지면서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의 발길이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충북 영동의 ‘괘방령’도 매년 수능시험이 다가오면 학부모들의 발길이 잇따르는 곳이다. 괘방령은 충북과 경북의 경계지역으로 영동군 매곡면에서 김천시 대항면을 넘나드는 작은 고갯마루로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다니던 길로 유명하다. 

‘괘방(掛榜)’은 이 고개를 넘어 과거를 보러 가면 급제를 알리는 방이 붙는다 해 조선시대 때 붙여진 이름으로 당시 유생들이 괘방령을 넘으면 급제를 해서 돌아오고, 인근 추풍령으로 넘어간 유생들은 모조리 ‘추풍낙엽’처럼 낙방해 대업의 큰 꿈이 있는 선비들은 주로 괘방령 길을 택했다는 설이 전해온다.

이호준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