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하수처리 슬러지 감량화 시설… 성능시험 짜맞추기 논란

ph 조절제 투입해 함수율 맞춰
시공사 약품 투입 묵인 의혹에 市 “개선사항 인정여부 협의 중”

의정부시가 95억 원을 들여 설치한 하수처리 슬러지 감량화시설이 시운전과정에서 함수율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설계와 달리 ph 조절제(응고제) 등을 투입해 맞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설계사 측은 이 같은 개선조치 없이 성능이 보증돼야 한다고 밝혀 준공을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ph는 물의 산성이나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수소 이온 농도 지수를 뜻한다.

 

5일 시에 따르면 9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013년 7월 시작한 하수 슬러지 감량화를 위한 설비를 마치고 지난 4월부터 종합 시운전에 들어갔다. 하수 슬러지 감량화사업은 수도권매립지로 반출, 처리하고 있는 하루 80t가량의 하수 슬러지를 함수율을 낮춰 40t으로 줄인 뒤 하수처리장 옆 소각장에서 태워 처리비를 줄이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슬러지 함수율을 79%대서 60%대로 낮춰줄 전기탈수기(시간당 2t 처리) 3대를 설치했다.

 

시는 제품의 안전성과 표준 적합성을 따져 인증해주는 한국화학융합연구원에 함수율 검사를 의뢰했으나 60%가 나오지 않자 10월 13일까지인 종합 시운전기간을 오는 15일까지 연장했다.

 

다시 지난 10월 12일 시공사, 책임감독 입회 아래 시료를 채취,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함수율 측정을 의뢰했고 잉여 슬러지 58.6%, 소화 슬러지 57.4% 등 함수율 60% 미만으로 합격 수치를 확보했다.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시는 조만간 사업 준공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함수율 측정 결과는 ph 조절제(응고제)라는 약품 투입과 강제 송풍으로 순간 증기배출을 할 수 있는 증기배출 촉진장치를 부착해 얻은 것으로 기본 및 실시설계와 다른 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를 맡은 D 설계사무소는 이 같은 추가 조치 없이 목표한 함수율이 나올 수 있도록 성능을 보증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탈수율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시의 묵인 아래 시공사가 ph 조절제 (응고제)등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성능이 제대로 안 나오면 개선조치를 하게 돼 있다. 추가된 개선사항은 감독관의 지시에 의한 것이다. 현재 이를 인정하느냐를 놓고 설계사, 감독관, 제작사가 협의 중이다. (시는) 시방서와 설계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감리는 H 엔지니어링과 K 엔지니어링 등 2개 회사가 맡고 있다.

 

시가 수도권매립지에 매립하는 하수슬러지는 연간 2만6천t으로 지난해만 처리비용이 34억 원이 들었다. 슬러지 감량화 사업이 제대로 되면 처리비용은 한해 22억 원 정도로 10억 원 내지 12억 원 정도 줄어든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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