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연합회 “현실 외면한… 일방적인 각서” 반발
도교육청 “투명·공공성 강화 위한 조치”… 또다시 진통
경기도사립유치원연합회가 경기도교육청이 도입한 유치원 원아모집 온라인 시스템인 ‘처음학교로’ 참여를 거부(본보 10월26일자 6면)한 가운데 이번엔 도교육청이 발표한 ‘투명사회협약유치원’ 운영 내용을 놓고, 양측이 또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공립유치원을 기준으로 협약 내용이 구성됐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지난 9월 ‘사립유치원 집단휴업 사태’로 인한 도교육청과 갈등의 연장선에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6일 도교육청과 경기도사립유치원연합회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1일 ‘투명사회협약유치원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투명사회협약유치원’은 사립유치원의 공공성과 투명성, 책무성 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교육과정 정상화 ▲재무회계 투명성 ▲학부모 참여 확대와 거버넌스 구축 ▲민주시민의식 함양 등 총 4개 영역 7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도내 상당수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공립유치원을 기준으로 ‘투명사회협약유치원 운영 계획’이 세워졌다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원의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운영 계획을 살펴보면 대부분 조항이 공립유치원을 기준으로 구성돼 있다”며 “내부적으로 공공성과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사립유치원 현실에 맞는 계획 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립유치원 원장들로 구성된 한국유아정책포럼도 “교육 당국이 사립유치원 관계자들과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정책 등을 내놓아야 한다”며 “도교육청의 ‘투명사회협약유치원’은 일방적으로 각서를 쓰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경기도사립유치원연합회도 “도교육청이 내놓은 안 가운데 우선 재무회계 규칙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공립유치원과 같은 기준으로 사립유치원을 평가한다는 게 굉장히 ‘어불성설’이며, 제도적 문제점이 많아 협약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동조했다.
이같이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도교육청은 오는 10일까지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투명사회협약유치원’ 사업 설명회를 통해 취지와 방침을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현재 지역마다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협약에 참여를 원하는 사립유치원에는 교육과정을 비롯해 회계 등 적극적인 컨설팅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며 “사립유치원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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