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동 주민들 ‘도그 포비아’…‘공포의 들개’ 초등학교까지 어슬렁

2~3년 전부터 황화산 일대 출몰 7~8마리 몰려다녀 두려운 산행
최근들어 불로초교 식당 ‘기웃’ 포획작전 실패… 학생 안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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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려견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 서구의 한 야산에 들개 10여마리가 몰려다녀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6일 불로동 주민 A씨(73)는 “2~3년 전부터 황화산을 중심으로 인근 산에 들개 7~8마리가 몰려다니고 있다”며 “새벽에 산에 가면 5~6마리가 먹을것을 달라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쫓아오는데 산행하기가 무섭다”고 호소했다.

B씨(83)는 “개들이 떼를 지어 먹을 것을 찾아다니며 산을 오르내리거나 민가를 배회하고 있어 불안해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검단신도시 조성으로 불로동 일대 공장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공장에서 키운 개들이 버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안형석 불로초교 교장은 “들개들이 먹을게 없어서 그런지 학교 식당 구석진 곳에 오곤 하는데, 학교에서 잔반처리를 해 먹을 게 남아있지 않은데도 찾아오곤 한다”며 “최근 반려견에 물려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관계 기관들은 여러차례 들개들을 포획하려고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못내고 있다.

서구는 지난 9월 말부터 지난달까지 불로초교에 접근하는 들개들을 잡기 위해 학교 바깥과 안쪽에 포획틀을 설치했지만 포획에 실패했다.

서구 관계자는 “초등학교 인근에 5~6마리가 다닌다는 민원을 받아 1달 넘게 학교 안팎으로 포획틀을 설치했는데 결국 잡지 못했다”며 “119 구조대원들과 함께 산에서 들개들을 몰아가며 마취총으로 쏴 잡으려고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인천 서부소방서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도 들개가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위치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찾는다 해도 마취총이 정확도가 높지 않아 잡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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