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가 돼버린 8090들… 비정규직 입직·이직률은 여전히 ‘요지부동’

“당장 앞날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니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어요”

 

고양시에 거주 중인 A씨(24)는 다가올 2018년이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6월 영상편집업체인 T사에 입사해 취업에는 성공했지만 계약기간 1년짜리 비정규직 근로자 신분이기 때문이다. 계약 만료는 내년 6월로 반년이 지나면 김씨는 다시 실업자 신세가 된다. 앞으로 닥칠 일을 생각하면 암울하기만 할 뿐이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의 ‘고용노동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과 2016년의 전체 근로자 이직률은 각각 4.4%와 4.2%였으나 비정규직인 임시일용직 근로자의 이직률은 각각 19.9%와 19.8%로 약 20%에 육박한다. 

또 국제통계연감에는 지난 3년간 우리나라 경제활동참가율은 선진국들과 비슷한 62% 대를 기록했으나 이와 별개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제활동 비율은 평균 32%대로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4대 보험 가입률 등 복지도 문제다.

 

지난 2016년 기준 정규직 근로자의 고용보험ㆍ건강보험ㆍ국민연금ㆍ산재보험 가입률은 각각 95.7%ㆍ98.3%ㆍ98.2%ㆍ98.3%였으나, 비정규직 근로자의 가입률은 각각 72.1%ㆍ59.4%ㆍ56.7%ㆍ97.4%로 눈에 띄게 낮았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32%에 머물러 있지만 정규직으로 분류되기도 하는 사내 하도급 근로자들까지 합치면 실제 비율은 45%에 육박할 것”이라며 “이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특별한 사유 없이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양산해내지 못하도록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기관 한국경제연구원 측도 “정규직ㆍ비정규직의 이중구조를 완화,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돼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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