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韓·美 동맹 재확인… 방위비 분담금 놓고는 신경전
다양한 대북 압박책 논의하며 공조 과시 北 6차 핵실험·미사일 등 무력 도발 경고
■ 한·미 동맹 재확인…북핵 제재와 압박
최대 관심사는 북한문제에 대한 이견 해소 문제와 한·미 동맹 공고화였다. 최근 북핵 해법에 대해 미ㆍ일과 한국 간 온도 차가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문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를 통해 직접 한ㆍ미ㆍ일 대북공조가 군사동맹으로 발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은 데다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한다는 이른바 ‘균형외교’라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 테마는 ‘북한 비핵화와 국제사회 결의 강화’다. 무엇보다 이번 방한은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 등에 대한 경고 성격이 강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첫 방한 일정으로 한미동맹의 상징 격인 평택 주한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 것도 북한에 대한 견제의 의미로 풀이된다. 한미동맹은 굳건하며 북한이 어떤 추가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양국이 합심해 북한을 응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특히 한미 정상은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이는 한국 자체 방위력 증강을 위한 협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부터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2017년 개정 미사일 지침’이 채택됐다.
기존 합의에 따르면 사거리 800㎞의 탄도 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탄두 중량은 500㎏으로 제한돼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의 조속 추진
양국 정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해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적인 무역의 혜택을 함께 누리기 위해 관련 당국으로 하여금 FTA 협의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FTA 재협상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미국에 단순한 동맹국 그 이상이며 전쟁에서 나란히 싸웠고 평화 속에서 함께 번영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우리가 함께 수십 년간 이룩한 모든 것을 위협하게 둘 수 없으며 우리 동맹은 한반도와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현행 한·미 FTA에 대한 불만도 표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협정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는 그렇게 좋은 협상이 아니었으며 우리 측과 긴밀히 협력해 조속히 더 나은 협정을 추구하도록 문 대통령이 지시한 것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재협상을 요구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놓고 신경전
양국 정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용의 92%를 한국 정부가 부담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도 많은 돈을 지출했다”며 “미국 정부가 평택 미군기지 건설비용을 지출한 것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지출한 것이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기지 건립과 관련한) 비용 일부를 부담한 것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평택 미군기지 건설비용은 미국 정부가 미국 국민이 아닌 한국 국민들을 위해 지출한 비용이라는 것인데 이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의 좋은 예로 평택 미군 기지를 꼽고 있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 결을 달리하는 발언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평택 미군기지 방문은 한미동맹에 대해서 한국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시는 좋은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받아쳤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 점(평택 미군기지 건립비용의 92%를 한국 정부가 부담한 것)에 대해서 아까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신 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평택 기지에서도 미8군 사령관과 주한미군 사령관이 그 점을 강조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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