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드 식기류 찾아 국내외 발품… ‘정성’ 통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지원금을 토대로 해외역직구 시장을 개척하며 매출 상승과 회사의 규모 확장 등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의 생애 첫 언론 인터뷰에서 1인 기업의 성공 비법을 찾아본다.
“아르바이트생 시절,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물건을 찾아 구매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매료됐어요. 우리나라와 전 세계의 독특한 상품을 더 많이 발견하고 그 가치를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사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주방용품 유통업체 ‘하울스홈’의 이용명 대표가 1인 기업에 도전한 이유다.
그는 군 제대 후 누나가 2009년부터 조그맣게 운영하던 일본 주방 소품 가게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다가, 제품 소싱 과정에 푹 빠졌다. 이후 이 작은 가게를 주방용품 유통업체 ‘하울스홈’의 전진기지로 삼는 동시에 인터넷에 독립몰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1인 창업에 돌입했다. 현재 회원 수만 2만6천 명에 달하며, 이 중 단골은 5~10% 수준이다.
이 대표는 판매 상품 확대와 유통 경로 다변화를 시도했다.
주방 용품 중에서도 핸드메이드 식기류를 주로 취급하면서 제품 선정에 ‘정성’을 최우선 평가 기준으로 잡았다. 작가들의 공방까지 찾아가서 그들의 작업 과정과 가치관을 확인했다. 국내 단독 유통권을 따낸 일본의 유명 도예가 아베 하루야(Abe Haruya)의 도자기 제품 역시 이 같은 경영 철학에서 가능했다.
국내에서 유통 업체가 없던 가운데 작가 아베를 설득한 것은 바로 이 대표다.
“그분의 공정이 유명해서 흥미를 느꼈고 연락처도 없으니 인스타그램으로 접촉을 시도했죠. 2~3달 동안 연락이 없어서 ‘우리 같은 작은 업체는 봐주지 않나 보다’했는데 연락이 온 거에요. 바로 표 끊고 날아갔죠. 도쿄에서도 2시간 동안 기차 타고 내려가야 하는 시골에 공방이 있는데,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 제품에 대한 정성을 소중히 한다는 마음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아요. 그렇게 국내 유일 에이전시가 됐죠”
하울스홈은 현재 해외는 물론 이천과 여주 등의 국내 도예 단지를 찾아가 일일이 작가들과 교류하며 핸드메이드 주방 식기류를 판매하고 있다. 석빈도자기, 무경도자기, 화소반해 등이다. 해외 브랜드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 디자인과 내구성, 여기에 희소성까지 갖춘 제품을 확보함으로써 기존 대형 유통업체와는 다른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해당 제품을 바로 판매품으로 운용할 수 있어서 소상공인의 공통된 재고 부담도 덜었다.
이 대표는 또 취급 제품군을 확장할 때마다 도예와 목공 등 해당 상품의 제조 과정을 직접 배우며 온몸으로 공정 과정과 특성을 인식하며 차별화 지점을 확보했다. 소비자 불만을 접수할 때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좀 더 친절한 대응이 가능했던 것이다.
“상품 제조 과정에서 원재료 특성상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파악하니까 이와 관련된 구매자의 지적을 정확하게 이해시킬 수 있더라고요. 또 마케팅을 할 때 어떤 지점을 강점으로 내세울지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요”
오프라인 매장에 면기류를 구매하러 온 외국인 구매자를 통해 외국에는 면기류가 많지 않은 점을 인식한 후 이를 파고들어 해외 소비자 취향의 맞춤형 식기류를 공략 제품으로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상품 확보와 마케팅을 구사해왔다. 더욱이 지원사업을 통해 해외 배송 수수료를 지원받으면서 가격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우리처럼 작은 기업에 외국배송료만 공공기관에서 지원해줘도 국내는 물론 해외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큰 도움이 된다”며 “온라인 판매 창구 다변화에 정말 큰 도움을 받았고 세금을 지원받은 만큼 앞으로 이익을 사회에 되돌려주는 뜻깊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500만 원으로 시작한 1인 기업은 5년 만에 4인 이상의 근로자를 두고 연매출 8억 5천만 원을 기록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그는 이제 남다른 경영 철학과 20대의 도전 정신으로 주방용품에서 나아가 문구류와 액세서리류까지 판매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대표의 최종 목표는 20대 특유의 풋풋하고 진심을 품고 더 멀리 나아간다.
“제조업은 국가 경제의 근본이어서 제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생각해요. 지금 하는 일은 장사에 가깝지만 훗날 좋은 제품을 직접 제조하는 사업을 하면서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주문 때마다 손 편지로 감사한 마음 전했지만, 다시 한 번 지난 시간 격려해주시고 관심 보여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초심 유지하며 발전하는 하울스홈이 되겠습니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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