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여건 어려운 베트남인 3명 친정방문 비용 지원·생필품 전달
“아픈 부모님 병간호 해드리고파”
베트남인 응으옌 티 투이씨(43·여)는 지난 2008년 한국에 입국해 가정을 꾸렸다. 그는 미화원인 남편 신명준씨(가명·55)를 만나 23개월 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 빠듯한 살림살이 속에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는 남모를 상처가 있다.
한국에 온 뒤로 베트남에 있는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 것. 더욱이 올해 초 부모님의 건강이 매우 나빠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난 후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녹록지 않은 형편에 고향 방문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시동생을 비롯해 다섯 식구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베트남인 한가을씨(37·여)도 최근 고향 생각이 간절하다. 80세가 넘은 친정어머니가 혈압과 당뇨가 점점 심해져 거동이 불편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한 씨는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에 애만 태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응으옌 티 우이씨와 한가을씨 등은 지난 5월 수원서부경찰서로부터 뜻밖에 전화 한 통을 받게 됐다. 짧은 시간이지만 고향인 베트남에 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두 귀를 의심했지만, 지난 9일 수원서부경찰서 초대로 꿈에서만 그리던 고향 방문을 실감할 수 있었다.
수원서부경찰서는 지난 5월에 이어 11월에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향에 가지 못하는 다문화 가정(3가족)을 발굴ㆍ지원하는 ‘Take Me Home’ 프로그램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관련 기관에 자문과 내부적인 협의를 거쳐 고향에 갈 수 없는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이번에 발굴한 응으옌 티 우이씨와 한가을씨에게는 친정 방문비용은 물론 밥솥과 선풍기, 냄비세트 등도 전달하기로 했다.
응으옌 티 투이씨는 “몇 년 만에 부모님을 만나뵐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면서 “건강이 좋지 않으신 데 부모님 곁을 지키며 돌봐 드리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가을씨도 “제일 먼저 부모님을 보면 꼭 안아 드릴 것”이라며 “고향에 갈 수 있게 도움을 준 서부경찰서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정방원 수원서부경찰서장은 “앞으로도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을 발굴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