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파주지역 등서 피해 다수 접수
피해액 수십억원대 달해… 파장 확산
하나투어, 입금 확인땐 전액보상 알려져
국내 대형 여행사 판매대리점 대표가 고양 일산과 파주 등지에서 고객 1천여 명의 여행경비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여행사 측이 파악한 고객 피해액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 금액이 증가할 전망이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14일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하나투어의 한 판매 대리점 대표 A씨의 횡령 혐의에 대한 고소장이 모두 7건 접수됨에 따라 지난 9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A씨를 추적하고 있다. 일산동부경찰서에도 이번 사건과 관련된 고소장이 3건이나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일산과 파주 등지에서 각각 한 곳씩 하나투어 판매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피해자들의 여행 경비를 본인이나 대리점 계좌 등으로 입금받아 본사에 송금하지 않고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파주경찰서에 접수된 사건(7건)의 피해 금액은 8천여만 원이지만, 하나투어 측이 파악한 피해자 수가 1천여 명에 달해 피해 금액은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당초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해놓고 잠적한 상태로,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들어갔다.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7일 처음으로 피해자 측 고소장을 접수한 이후 피해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 경찰서에 접수된 사건도 파주경찰서로 이관되는 대로 모두 수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해가 드러나면서 관할 경찰서인 파주경찰서와 일산동부경찰서 등지를 직접 찾는 소비자들의 상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피해자 C씨(62)는 “지인들과의 타이완 패키지 여행경비로 약 1천만 원을 입금했는데, 본사에서는 예약만 걸려 있고 입금이 ‘0원’으로 처리돼 있었다”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여행사라고 하는 하나투어를 믿고 계약한 것인데, 이렇게 대리점 관리를 허술하게 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관계자는 “이달 초 횡령사건을 인지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대리점을 통해 여행상품 계약을 진행하더라도 입금할 때 예금주가 ‘하나투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나투어는 피해를 입은 고객의 입금 내역이확인되면 전액 보상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요섭ㆍ김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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