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文대통령 “원전 철저 점검… 수험생 심리적 안정 배려를”

귀국 즉시 수석·보좌관회의 주재
교육부·행안부 비상대비태세 당부
여진 불안커 향후 상황 관리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발생 사실을 보고받고 귀국 즉시 긴급회의를 소집해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청와대로 향해 오후 4시30분부터 포항지진 관련 긴급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긴급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 피해 상황 및 원전안전 상황, 차질없는 수능시험 관리 대책 등을 보고받고 “원전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시설의 안전을 철저히 점검하라”며 “수능시험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 대책을 강구하되, 특히 수험생들의 심리적 안정까지도 배려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 교육부와 행정안전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가 포항 지역에 내려가 수능시험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것과 국토교통부에 수험생 수송 대책 등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경주 지진을 경험해 보니 지진 발생 때 본진뿐만 아니라 여진 등의 발생에 대한 불안이 크다”며 “현재 발생한 지진이 안정 범위 이내라고 해서 긴장을 풀지 말고 향후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도 정부를 믿고 정부가 전파하는 행동요령에 따라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지진이 발생한 지 15분 만인 오후 2시44분 피해 상황 등을 파악해 위성전화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로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4분 뒤 제1부속비서관을 통해 공군 1호기 안에서 지진 발생 사실을 보고받았다. 이어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오후 2시54분 원전 및 산업시설에 특별한 이상이 없음을 공군 1호기로 보고했고, 다시 4분 뒤인 오후 2시58분 문 대통령은 2차 보고를 받았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회의 종료 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긴급회의 소집을 지시했고 모든 발생 가능한 상황을 예측하고 대책을 수립하도록 지시한 것 자체가 국민께 안심을 드리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며 “관련 부처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현장에 내려가 밤부터 대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지역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여부에 대해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피해 상황 집계가 완료된 후의 일이라 아직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는 회의가 종료될 때까지만 해도 수능일을 연기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능을 그대로 치르기로 했지만 현장 상황이 심각하다는 보고를 받고 수능일을 1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포항시 내 수능시험장은 14개 학교 233개 교실로, 안전점검을 진행한 결과 상당수 교실에서 유리창 파손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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