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값 떨어져 좋아했는데… 양념값 들썩 ‘김장 부담’

배추·무 작년 比 각각 19·35%↓ 고춧가루는 ‘金가루’ 주부 울상
흙생강·멸치액젓 줄줄이 올라 체감 김장물가 그대로 ‘실망감’

김장철로 접어들면서 배추ㆍ무 값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춧가루 등 양념류 값이 치솟아 주부들의 김장 체감도는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추 작황이 나빠 고춧가루가 금(金)가루가 된 것이 주된 원인이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전국 전통시장과 유통업체 45곳을 대상으로 올해 김장비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배추 20포기) 기준 전통시장 22만5천155원, 대형유통업체 23만7천32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6.3%, 11.2%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고공행진하던 배추와 무 가격이 안정화된 탓이다. 실제로 올해 배추 가격은 전통시장 기준으로 20포기당 5만5천977원으로 지난해 대비 19% 저렴하다. 무 역시 10개당 1만6천33원으로 전년보다 35%나 가격이 떨어졌다. 작황이 좋아 배추와 무 생산량이 각각 3%, 3.5% 늘어났다.

 

하지만 주부들이 체감하는 김장비용은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와 무 가격은 떨어졌지만, 김장의 필수 재료인 고춧가루 가격이 크게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고추의 도매 가격은 600g당 1만3천755원으로 평년 대비 7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황 부진으로 고추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김치 양념 재료 가격이 오른 것도 김장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대비 가격 상승률은 흙생강 16%(120gㆍ576원→669원), 멸치액젓 9.6%(1.2㎏ㆍ4천955원→5천431원), 새우젓 3.8%(1㎏ㆍ1만4천944원→1만5천505원) 등이다.

 

이에 따라 김치지수도 평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aT가 4인 가족이 20포기의 김치를 담그기 위해 13가지 재료를 구입하는 비용을 지수화하는 올해 김치지수(2012~2016년 평균비용=100)는 105로 평년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자연스레 주부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주부 Y씨(58ㆍ수원 권선구)는 “배추가 싸면 고춧가루가 비싸고, 고춧가루가 싸면 배추가 비싸다”면서 4인 가족 기준으로 배추는 6만 원에 구입했지만 고춧가루를 사는 데 무려 16만 원이나 들었다. 배보다 배꼽이 큰 꼴이 아니냐”고 토로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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